배터리셀 설계, 2주에서 ‘하루만에’

LG엔솔, AI 활용해 기간 단축
앞으로 모듈·팩 설계로도 확대

LG에너지솔루션 직원이 '최적 셀 설계 A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AI(인공지능) 기술로 배터리 셀 설계 기간을 2주에서 1일로 단축시켰다고 14일 밝혔다. 고객사가 원하는 배터리의 주요 성능(에너지밀도·용량)을 입력하면,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셀 설계안을 추천하는 ‘최적 셀 설계 AI 추천 모형’을 개발한 것이다.

배터리 셀은 배터리의 기본 단위로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질로 구성된다. LG엔솔이 주력으로 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는 니켈 비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에너지밀도가 달라진다. 또 음극재에 흑연 외에 실리콘을 추가하면 충전 속도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여러 요소를 고객이 원하는 성능에 맞게 조절하면서, 최적의 안을 도출하는 것이 설계 과정이다. 과거엔 개발자들이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잠정 설계안을 만들어 결과를 해석(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을 반복하느라 최적안을 도출하는 데 2주 정도 걸렸다. 하지만 LG엔솔이 축적한 10만건의 설계안을 학습한 ‘AI 추천 모형’은 고객사 요구안을 입력하기만 하면 곧바로 최적의 설계안을 제시해준다. 이 설계안을 사람이 검증하는 시간까지 포함해도 하루면 설계를 끝낼 수 있게 된 것이다. LG엔솔 관계자는 “설계자의 숙련도와 상관 없이 일정한 수준과 속도로 셀 설계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30여 년의 업력으로 수많은 고객사를 대응하며 축적된 기술과 경험이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LG엔솔은 현재 AI 추천 모형을 시범 적용 중이며, 10월부터 본격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배터리 모듈과 팩 설계에도 AI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