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없이 쫓기는 테슬라… 美 점유율 50% 아래로

美시장 장악 6년 만에 수모

테슬라 모델3. /테슬라

전기차의 아이콘 테슬라의 올 2분기(4~6월)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49.7%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2018년 점유율 과반을 넘기며 미국 전기차 시장을 장악한 이래 6년 만의 일이다.

13일(현지 시각) 미국의 자동차 시장조사 기관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분기 테슬라는 약 16만4000대를 판매해 전기차 시장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작년 2분기 점유율이 59%였던 걸 감안하면 1년 새 시장 지배력이 빠르게 약해진 것이다.

테슬라의 신차 출시가 늦어지는 반면, 경쟁자들이 빠르게 신차를 내놓으면서 추격한 결과다. 2분기 점유율은 현대차그룹이 11.2%로 2위였고, 포드가 7.2%, GM(제너럴모터스)이 6.5%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말 출시한 기아 EV9을 포함해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가 9종에 이른다. 올 2분기 판매량이 약 3만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0% 늘었다. 포드 판매량도 61% 늘어난 2만3957대였다. GM도 1년 전엔 쉐보레 볼트와 캐딜락 리릭 등 전기차 3종만 팔았지만, 최근 모델 수를 6개로 늘렸다. 동시에 이들은 공격적인 할인 판매도 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는 주력 전기 SUV ‘모델 Y’가 나온 지 4년이 넘었다. 작년 말 출시한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은 생산이 원활하지 않아 판매량이 월 2000대 수준이다. 내년 ‘모델2′로 불리는 중저가 신차를 내놓을 예정이지만, 당장은 기존 차량을 할인하는 것 외에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

테슬라는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AI(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로보택시’를 준비 중이다. AI 기술로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는 로보택시 공개 시점을 당초 8월에서 10월로 연기했다. 로보택시 공개가 연기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11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은 총 142억달러(약 19조5500억원) 규모로 외국 주식 중 1위다. 올 초 대비 약 1조원 더 늘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8일 소셜미디어에 이런 내용이 게시되자, “(한국 투자자들은) 똑똑한 사람들”이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