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전자 파업 참가 급감, 근로자들의 상식이 반갑다
삼성전자의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지만 파업 집회 참여자 수가 사흘 만에 거의 2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8일 전삼노가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벌인 총파업 결의 대회에는 노조 추산 6500여 명(회사 추산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사흘 뒤인 11일 집회에는 노조 추산 350여 명(회사 추산 150여 명)이 참가했다. 약 3만2000명에 이르는 전삼노 소속 조합원의 1%다.
전삼노는 총파업 닷새째인 지난 12일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생산 라인을 찾아 파업 동참을 호소했다. 15일에는 화성 캠퍼스 파운드리 H3 지역을 찾아가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전삼노가 파업 동참을 호소한 HBM 라인은 인공지능(AI)에 필수적인 반도체를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HBM 생산에서는 SK하이닉스에 뒤처진 상태다. 부지런히 개발하고 열심히 생산해도 따라잡을까 말까다. 이런 상황인데도 전삼노는 “HBM 장비를 세우면 사 측에서 바로 피드백이 올 것” “EUV 파운드리를 멈춰달라”는 등 반도체 생산 차질을 목표로 무기한 파업을 이어간다. 파업 참가자를 늘리고 회사 대응을 어렵게 하겠다고 ‘회사에 파업 참여를 밝히지 말고 무단 결근하라’는 지침까지 내렸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사 측은 “아직 보고된 생산 차질은 없다”고 한다. 경쟁사인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은 반도체의 특수성과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무노조 경영을 한다. 세계 주요국이 반도체 전쟁에서 총력전을 펴는 이 중대한 시기에 삼성전자 노조가 돈 더 받겠다고 “반도체 생산 차질”을 목표로 무기한 파업을 하겠다는 것에 국민 시선은 곱지 않다. 국내 최고 대우, 최고 복지 혜택을 자랑하는 삼성전자는 일반 직장인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그런 곳에서 노사 협의체에서 합의된 것보다 돈을 더 달라며 파업을 벌이는 것은 정당한 노조 활동으로 보기 힘든 억지다. 하지만 파업 집회 참가자 숫자가 사흘 만에 급감했다는 것은 노조의 명분 없는 파업에 동조하지 않는 근로자가 그만큼 많다는 것으로 비친다. 상식을 지키는 근로자가 많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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