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좌우 넘어 하나되자”… 트럼프 피격 속 통합 메시지
“모든 정치인은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14일 “증오와 독설, 폭력을 부추기는 단순한 생각을 뛰어넘자”며 “좌파와 우파, 빨간색(공화당)과 파란색(민주당)을 넘어 하나가 돼자”고 했다. 전날 배우자이자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가 유세 중 총격을 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그간 두문불출해온 멜라니아가 통합 메시지를 낸 것이다. 멜라니아는 이달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도 얼굴을 비칠 예정이다.
멜라니아는 이날 오전 공개한 A4용지 2장 짜리 성명에서 “서로 다른 의견과 정책, 그리고 정치적 게임은 사랑보다 열등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는 우리 공동체를 향상시킬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며 “사랑, 연민, 친절, 공감과 같은 가치가 더 중요하다. 우리 모두 더 나은 삶을 위해 함께 싸울 열정을 가진 가족이라는 것을 기억하자”고 했다. 트럼프에 대한 ‘정치 테러’로 강성 지지자들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양 진영의 통합을 강조한 것이다. 연방 의전 서열 3위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이날 언론에 출연해 “온도를 낮춰야 한다”며 당원과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멜라니아는 트럼프 총격범을 ‘괴물(monster)’이라 표현하며 “도널드의 웃음, 독창성, 음악에 대한 사랑, 영감 같은 그의 열정을 빼앗으려 했다”며 “남편이 갖고 있는 모든 인간적인 면들은 정치 논리 아래 다 묻혀버렸다”고 했다. “도널드에게 총알이 날아드는 것을 보며 내 삶과 배런(아들)의 삶이 엄청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모든 정치인은 사랑하는 가족을 가진 한 명의 남성 또는 여성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달라”고도 했다. 멜라니아는 “우리 모두는 존중이 가장 중요하고 가족이 우선이며 사랑이 초월하는 세상을 원한다”며 “이런 세상을 다시 실현할 수 있다. 우리 각자가 이를 되찾기 위해 요구하자”고 했다.
멜라니아는 “한 때 온화했던 우리 나라의 구조가 지금은 헐거워졌지만, 미국은 항상 특별한 결합이었다”며 “우리의 용기와 상식이 우리가 다시 일어나 하나로 뭉치게 해야 한다”고 했다. 또 “극악 무도한 행위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무고한 희생자들의 가족에게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남편을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 용감한 비밀경호국(SS) 요원들과 법 집행관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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