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향해 모두 등 돌린다' 박지성 이어 이동국까지..."박주호 법적대응? 이건 아니죠"

신인섭 기자 2024. 7. 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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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축구계 인사들이 하나둘 대한축구협회(KFA)의 결정에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동국은 14일 개인 유튜브 채널 '이동방송국(이동국TV)'을 통해 "이번 국가대표 감독 이슈가 크다. 5개월이 넘는 시간을 지켜보며 참 아쉽단 생각을 했다. 과정이 좋아야 하는데 한국 축구 팬들의 걱정과 기대만큼 잘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새 감독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감독(울산 HD)이 내정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8일 "KFA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을 이끌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습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후폭풍이 거셌다. 5개월 동안 다양한 후보군이 이름을 올렸지만, 절차와 과정이 생략된 상황에 홍명보 감독이 선임됐다. 팬들의 분노 속에 전력강화위원회에 속해 있던 박주호 해설위원이 내부고발 영상을 게재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사진=캡틴 파추호

박주호는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정확한 절차는 절대 아니다. 난 안에 있으면서도 이게 뭔지 모르겠다. 나는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 아무것도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종합적인 토론이 아니라 투표로 단순하게 정해지는 경우가 있었다. 일부 위원들은 회의 전부터 국내 감독 선임을 요구했고 외국인 감독은 매우 까다롭게 보고 비판을 했다. 국내 감독을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라 게임 플랜과 방향성이 맞아야 한다고 강조를 했는데 건설적인 토론이 내부에서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가 곧바로 입장을 발표했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박주호가 비밀 유지 서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주호 발언에 유감을 표하는 글을 공개하기까지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리춘수

 

박주호를 시작으로 축구계 인사들이 하나둘 우려를 표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이영표는 9일 JTBC 방송에 나와 "대한축구협회가 행정적 실수를 범했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다.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란 이야기다. 전체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느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날 KBS와 인터뷰에선 "나를 포함해서 축구인들은 행정을 하면 안 된다"고 강도 높은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천수도 나섰다. 이영표와 마찬가지로 2002 월드컵 4강 신화 멤버인 이천수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배 축구인들이 멋있게 늙어야 하는데 멋없게, 못나게 그러고 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박)주호 같은 후배가 그러겠다. 내부고발 이미지를 가져가면서, 힘들어질 걸 각오하면서 그러고 있다. 박주호가 하고 있는 일은 선배들이 해줘야 하는데 후배들이 하고 있다. 선배들이 못났다"고 비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축구계 레전드 박지성까지 나섰다. 박지성은 "첫 번째 드는 감정은 슬픔이다. 한국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아직도 축구라는 분야에 있지만 우리가 이것밖에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 이것밖에 되지 않는가라는 아쉬움이 커서 축구인으로서 슬픈 마음을 가지고 있고, 마음이 아픈 상태다"라며 현 상황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문제는 어디까지 이래야 하는 것인가, 명확하게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협회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의미가 있고, 누구나 하고 싶어 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현재는 아무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 전 선수도 고개를 저었다. 그는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는 설명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 과정 속에서 이러한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어느 정도의 이유는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지금 현재 나온 것으로 봤을 때는 도무지 답이 나올 수 없는 답을 우리가 안고 있기 때문에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동국까지 입을 열었다. 이동국은 '이동방송국'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글로서 심정을 전달했다. 특히 박주호를 향한 KFA의 대처에 안타까운 감정을 전했다. 이동국은 "지금의 이슈에서 한 단어가 제 머리속을 강타한다. 법적대응이다. 누구보다 노력을 한 사람한테 이런 단어는 아니다. 신뢰를 잃은 지금 누구의 탓이 아니라 모두가 본인의 탓이라 생각하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란 생각이 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국가대표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K리그에서 오랜 시간을 뛰었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후배로서 선배로서 더 잘 챙겨야 하는 부분도 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든다. 저도 앞으로 여러 부분에서 K리그와 국가대표에 힘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여러분도 지금처럼 한국 축구 응원도 해주시고 쓴소리도 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런 상황 속에서 홍명보 감독은 15일 유럽으로 출국을 계획 중이다. KFA는 14일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차 15일 오전 유럽으로 출국한다. 출국 시 현장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다"고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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