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뒤집지만, 한순간 뒤집힌다…경기 후반 ‘롤러코스터 KIA’ 왜?

안승호 기자 2024. 7. 15.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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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망이는 ‘불펜 저승사자’
허약한 허리 탓 잦은 불쇼
KIA 소크라테스(가운데)가 13일 광주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전 6회, 만루홈런을 날리고 더그아웃에 들어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올해 KBO리그에서는 거의 모든 팀이 투수 운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부분 구단의 불펜층이 얇아져 있다. 부실해진 각 팀 불펜진의 경계 대상 1호는 선두 KIA 타선이다.

KIA는 13일 현재 팀타율 0.295, 팀 OPS 0.820으로 주요 공격지표 1위를 굳건히 하고 있는데, 불펜진을 상대로는 더욱더 거세게 몰아붙였다. 불펜진 상대 시즌 팀타율이 0.304에 팀 OPS는 0.850에 이른다.

여름 시즌 들어 대부분 구단 불펜 지표가 나빠진 가운데 KIA 타선은 그들에게 더 무서운 존재가 돼 있다. KIA 타선은 지난 6월 이후 불펜진을 상대로 팀타율 0.314를 기록했고 팀 OPS는 무려 0.885를 찍었다. 그야말로 각 팀 불펜진은 KIA를 만날 때면 연이어 중심타선과 마주하는 압박감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KIA는 지난 13일 광주 SSG전에서도 0-7로 뒤지던 흐름을 단숨에 뒤집었다. 5회말 상대 선발 송영진을 내리며 4점을 추격하더니 이로운과 조병현이 차례로 SSG 불펜을 지킨 6회에는 소크라테스의 역전 만루홈런 포함 5점을 몰아내며 2점 차 리드를 잡았다.

불펜 앞 ‘저승사자’ KIA 타선의 힘이 드러난 장면. 그러나 KIA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7회초 셋업맨으로 올라온 장현식이 5실점으로 무너진 끝에 KIA는 9-15로 재역전패했다.

올시즌 KIA는 이렇듯 쉽게 뒤집지만 때때로 뒤집히는 야구를 하고 있다. 매시즌 중반 이후 선두를 지키는 팀들은 대개 선취점을 뽑으면 그대로 흐름을 지키는 경기를 자주 한다. 그러나 올해 KIA는 선취득점 경기의 승률이 0.721(31승1무12패)로 4위에 머문다. 선두팀답지 않게 먼저 점수를 내고도 리드를 빼앗긴 경기가 많았던 셈이다. 그런데도 순위표 가장 높은 곳을 사수하고 있는 것은 역시 경기 후반 뒤집는 힘 덕분이다. KIA는 선취점을 내준 경기에서 최고 승률인 0.465(20승1무23패)를 기록하고 있다.

KIA가 역전패 쓴맛도 적잖이 보는 것은 약세인 상대 불펜을 괴롭히는 만큼 자체 불펜진도 견고하지 못한 탓이다. KIA는 시즌 불펜 평균자책이 6위(5.01)로 처져 있는데 6월 이후로는 5.77로 부문 8위까지 내려앉아 있다. 그러다 보니 경기 후반 요동치는 장면이 늘었다. 지난 10일 잠실 LG전에서는 0-2로 열세이던 경기를 9회 원점을 돌리고 연장 승부에서 뒤집는 힘을 보였지만, 지난 13일 SSG전에서는 경기 중후반 많이 때리고 많이 맞는 난타전 끝에 대패했다.

KIA는 경기 후반 타선도 마운드도 뜨겁다 보니 선제득점도 선제실점도 크게 부각되지 않는 경기를 하고 있다. 6월 이후로는 선제득점 경기 승률 6위(0.647)로 선제실점 경기 승률도 4위(0.429)로 애매했다.

사실, ‘답’은 나와 있다. 선두권 혼전 양상을 벗어날 기회를 잡은 KIA의 향후 레이스는 불펜진의 정리 정돈으로 가려질 전망. 부상으로 이탈했던 마무리 정해영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피로 누적으로 열흘 휴식기를 갖는 최지민의 컨디션 회복 시점 등이 일단은 KIA가 흔들림을 줄이고 갈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이 때리고 있지만 이제는 덜 맞아야 한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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