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식 감독의 원동력 [인터뷰]
송강호와의 연이은 작업 소회는?
"악인을 찾는 관점으로 작품을 봐선 안 돼"
'삼식이 삼촌'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이 작품관을 전했다. 16부작이라는 긴 서사를 이끄는 힘은 감독이 전하고픈 메시지로부터 나왔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신연식 감독은 본지와 만나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은 전쟁 중에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이 혼돈의 시대 속 함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동주' '거미집' 등 강렬한 캐릭터 서사와 탄탄한 스토리텔링의 힘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던 신연식 감독이 이번에 처음으로 드라마 연출에 나섰다. 먼저 신 감독은 16부작을 마친 소회에 대해서 "2024년 대한민국에서 쉽게 세상에 나오기 힘든 작품이다. 선택과 지지를 해주신 제작사와 디즈니플러스에게 감사하다. 참여해준 배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다. 모든 면에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늘 작품이 끝나면 이런저런 마음이 든다. 영화와 다르다. 이 감정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극장에서는 관객들과 대면할 기회가 많아서 일까. 정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쉽지 않고 원인을 찾는 것도 어렵다"라면서 복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삼식이 삼촌'은 당초 10부작으로 촬영을 했으나 많은 인물들, 차분히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자는 의견에 따르며 지금의 16부작이 됐다. 신 감독은 "영화는 늘리는 경우가 없다. 드라마를 하면서 낯선 경험이었다. 생기는 변수가 다를 수 있구나. 루즈하다는 의견을 들을 때마다 아쉽다. 신의 위치가 바뀌고 구조가 바뀐다. 원래 대본을 쓰고 의도했던 것을 구현해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신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이에 신 감독은 장문의 답으로 '삼식이 삼촌'이라는 인물과 시대적 배경을 구축한 이유를 밝혔다. 신 감독은 "미시적인 감정들과 거시적인 역사들, 왜 우리 사회가 이렇게 구성됐을까. 단순하게 저 사람이 악인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하지만 사실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개개인이 갖고 있는 천성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받는다. 실제 삶을 미시적 감정에 작동되는 원리, 거시적인 역사 흐름에 끼치는 영향, 우리 개인에 끼치는 원인 규명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라고 긴 답변을 내놓으며 그의 작품관을 전달했다.
이처럼 신 감독에겐 '삼식이 삼촌'을 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했다. 작품이 가상이나 대체 역사 설정으로 진행되지 않는 까닭이다. 극중 김산은 시위에 나선 25만 명 속, 거대한 파도 속에서 갈등하고 고찰한다. 역사의 흐름을 뚫고 가는 천성과 갈등하는 신념을 가진 인물들을 조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신 감독은 "행간의 맥락을 봐야 재밌는 작품이다. 악인을 찾는 관점이라면 재미가 없다. 그렇게 즐기라고 만든 작품은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제 천성이다"라고 덧붙였다.
드라마 연출작은 처음이기에 신 감독에게도 현장은 낯설었단다. 그는 "드라마를 처음 하다 보니 내가 배우들에게 약을 팔고 있나 싶었다.(웃음) 그런 과정이 신기했다. 휴차 때도 대본을 써야 해서 물리적으로 힘들었다. 배우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뒤의 내용을 쓰는 것이 재밌었다. 영화, 드라마 현장들 다 장단점이 있다"라고 비교했다.
그런가 하면 신 감독은 영화 '거미집' '1승', 그리고 '삼식이 삼촌'까지 송강호와 함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신 감독은 "삼식이라는 인물은 그 시대에 태어나서 한국사, 그 인물의 페이소스, 아픔과 슬픔을 갖고 있다. 송강호 선배님이 잘 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본인의 연기를 이만큼이라도 잘 하기 위해서 본인의 욕망이 크다. 숨소리 하나 문득 마음에 안 들면 말씀을 하신다. 칸에서 상을 받든 안 받든 조금 더 좋아지는 길을 찾는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신 감독은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 해 행운이었다"라면서 강한 유대감을 표출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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