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칼럼] 격자형 안보구조와 다층적 안보협력 시대
소다자 연합 형태로 안보 협력
韓, 美·日은 물론 中과 손잡고
불확실한 안보정세에 대응해야
지난 4월9일,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가 미국의 싱크탱크에서 언급한 격자형 안보구조(lattice-like)라는 용어가 최근 국제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이매뉴얼 대사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전통적인 미국의 안보정책이었던 주요 동맹국 간의 양자 동맹 체제, 즉 바퀴살 같은 ‘허브 앤드 스포크’ 동맹 구조가 복수 국가의 소다자 연합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는 관찰을 제시하면서, 이런 용어를 사용한 바 있다. 예컨대 2021년 미국, 영국, 호주 간에 체결된 오커스(AUKUS)나 지난해 8월, 캠프데이비드 3국 정상회담을 통해 형성된 한·미·일 안보협력체제 등이 미국의 입장에서 대표적인 격자형 안보구조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이에 더해 그간 필리핀과 양자 차원에서 추진해오던 안보협력 관계를 소다자 형태로 확대하여 또 하나의 격자형 안보구조를 만들어 내었다. 지난 4월11일,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과 일본의 기시다 총리가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출범시킨 미·일·필 3국 간 안보 및 경제협력 소다자 협의체가 그것이다.

이같이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들이, 미국 이외의 다른 우방국들과 격자형 안보협력 구조를 다층적으로 구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국제안보 질서의 불확실한 미래에 나름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가 글로벌 차원에서 미국에 대해 도전을 가하고 있고, 이에 대응해야 할 미국의 리더십이 내외적으로 불안정성을 보이는 가운데, 여타 민주주의 국가들은 위기 시에 서로를 지원해줄 가치공유 국가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도 지난해 캠프데이비드 협정을 통해 한·미·일 안보협력체제를 구축하였고, 지난달에는 한·일·중 정상회의를 재가동하였다. 소다자 안보 질서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국제질서 동향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한국형 다층협력외교라고 평가된다. 한·미·일 협력을 통해 한·미동맹을 보강해 줄 억제형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한·일·중 협력을 통해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전히 중요성을 갖는 중국에 대해 관여 정책의 소다자 채널을 확보하는 것은 한국의 지정학적 여건상 불가피해 보인다. 해양과 대륙 세력 사이에서 억제와 관여의 격자형 협력질서를 다층적으로 구축하여 불확실한 안보정세에 대응해 가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대외정책 과제가 될 것이다.
박영준 국방대학교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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