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꾼" "배신자" 홍·유 비난전...'견원지간' 인연
[앵커]
국민의힘 전당대회 내홍 속에 당내 대선주자급 인사들의 장외 비난전도 만만찮게 격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거친 설전을 벌였는데, 두 사람의 과거 인연도 새삼 주목됩니다.
임성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 사이 비난전에 다시 불이 붙은 건 지난 8일입니다.
홍 시장이 SNS에, 한동훈 당 대표 후보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유 전 의원을 동시 저격한 겁니다.
이른바 '윤-한 갈등설'을 두고 한 후보가 '유승민의 길'을 가고 있고, 박근혜 정권 때 배신의 정치에 당한 당원들이 또 당하진 않을 거란 취지였습니다.
다소 뜬금없는 공격을 받았다고 본 유 전 의원은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이 힘이 빠지면 그 누구보다 먼저 등에 칼을 꽂을 '아부꾼'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권력 앞에 굽신거린단 뜻의 신조어까지 써가며 과거 홍 시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고, 막말과 여성 비하로 점철된 자서전을 자랑스레 출간했다고 맹폭을 퍼부었습니다.
이에 홍 시장은 깜도 아닌 게 자신을 음해한 게 어제오늘 일이냐며 배신자와는 같이 가지 않겠다고 맞섰고,
유 전 의원은 한국 정치를 후지게 만드는 원흉은 부패와 불법을 저지른 자들이라고 맞받았습니다.
두 사람의 질긴 인연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비주류'였지만, 당 대표에 오른 홍 시장이 최고위원이던 '친박계' 유 전 의원 등 3명의 사퇴 반발 끝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겁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와 선거관리위원회 해킹 사건 등 잇따른 악재가 이유였습니다.
[유승민 /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 (2011년) : "쇄신 방안에 대해서는 전혀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디도스에 관한?) 예, 그 사건에 관해서만 얘기했습니다. 쇄신 방안은 추후에 논의하기로 정리하고 끝냈습니다.]
[홍준표 / 당시 한나라당 대표 (2011년) :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쇄신하고 내부 정리를 한 후 사퇴하고자 했던 저의 뜻도 기득권 지키기로 매도되는 것을 보고 저는 더 이상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에선 각각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대선 후보로 보수 분열 구도 속에 각자도생의 선거전을 치렀습니다.
'견원지간'이라고 불릴만한 두 사람의 악연은 지난 대선 정국에서도 되풀이됐습니다.
홍 시장은 당내 경선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6.35%포인트 차이로 패했는데, 또 다른 후보였던 유 전 의원이 7.47%를 가져갔던 겁니다.
정치권 안팎에서 거론되던 두 사람의 단일화가 성사됐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홍준표 / 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2021년) : 경제부총리 하면 안 되겠습니까?]
[유승민 / 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2021년) : 제가 대통령이 되면 홍 후보님을 법무부 장관으로 할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홍준표 / 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2021년) : 저는 법무부 장관 시켜주면 좋죠.]
홍준표-유승민, 두 사람의 신경전은 3년 뒤 대선을 바라본 전초전의 성격도 짙단 분석입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양측의 공방전은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임성재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 : 연진영
디자인 : 백승민
YTN 임성재 (lsj6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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