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머릿속을 '강타한 한 단어' 박주호 향한 '법적대응'..."누구보다 노력한 사람한테 이래선 안돼"

[스포탈코리아] 박윤서 기자=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이동국(45)이 자신의 소신을 밝히며 '후배' 박주호를 감쌌다.

이동국은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이동방송국(이동국 TV)' 커뮤니티를 통해 "이번 국가대표 감독 이슈가 크다"라며 "5개월이 넘는 시간을 지켜보며 참 아쉽단 생각을 했다. 과정이 좋아야 하는데 한국 축구 팬들의 걱정과 기대만큼 잘 되지 않은 것 같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국가대표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K리그에서 오랜 시간을 뛰었기에 그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후배로서 선배로서 더 잘 챙겨야하는 부분도 있을텐데 그러지 못해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이동국이 대표팀 차기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움을 표한 부분은 다름 아닌 후배 박주호를 향한 대한축구협회(KFA)의 대응이었다.

이동국은 "지금의 이슈에서 한 단어가 내 머릿속을 강타했다. (박주호를 향한) 법적대응이다. 누구보다 노력한 사람에게 이런 단어는 아니다"라며 후배가 처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KFA는 9일 박주호 전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 위원의 폭로 영상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비밀유지서약 위반이다.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KFA는 9일 공식 홈페이지를 '그건 이렇습니다' 게시판을 통해 '박주호 위원의 영상 발언에 대한 유감의 글'이란 제목으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당시 KFA가 문제 삼은 폭로 영상은 박주호 위원이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에 출연해 방송 도중 홍명보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선임 소식을 전해 들으며 시작됐다.

소식을 전해 들은 박주호는 짧은 고민 뒤 "전강위가 필요 없다고 진작 얘기해 왔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니 (전강위가) 필요 없다는 생각에 확신이 든다"라며 힘을 주어 이야기했다.

이어 "(감독 선임 과정은)정확한 절차가 절대 아니다. 내가 안에 있었지만 잘 모르겠다.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맞는 말이 하나도 없다. (홍명보 감독은) 안 한다고 했다가 한 거다. 며칠 안에 어떤 심경 변화가 있으셨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정해성 前전강위원장은 왜 외국까지 가서 감독 후보들을 만난 건지, 이임생 총괄 이사는 유럽에 왜 간 것인지,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무것도 없다"라며 흥분했다.

박주호는 "지난 5개월이 너무 안타깝고 아쉽고 진짜 허무하다. 누가 됐든 절차에 맞게, 게임 플랜을 세우고 한국축구에 맞는 사람이면 되는 거였다. 그런데 같이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왜 홍명보 감독이 됐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전강위로)5개월을 일했는데 너무하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대표팀의 임시 사령탑 직을 다수결로 정하기로 했고 실제로 투표까지 진행했다'라며 '회의 시작하기 전부터 내부에선 국내 감독 위주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외국인 감독의 이름을 거론하면 흠을 잡았다'라고 밝히며 전강위의 감독 선임 과정을 가감 없이 폭로했다.

박주호의 발언은 국내 축구계를 발칼 뒤집어 놨다. 이후 이영표, 이천수, 박지성 등 국내 최정상급 축구인들이 줄줄이 KFA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 이동국 마저 후배를 향한 직접적인 지원 사격을 이어가며 더 나은 축구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프로축구연맹, KFA, 박주호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 이동국 유튜브 채널 '이동방송국', 뉴시스

-이동국은 13일 유튜브 채널 '이동방송국(이동국 TV)' 커뮤니티를 통해 최근 자신의 소신을 밝힘
-이동국은 KFA로 부터 법적 대응을 예고 받은 후배 박주호를 공개적으로 지지함
-또한 KFA의 감독 선임 과정에 아쉬움을 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