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가성비 맛집’들이 사랑받는 비결[정기범의 본 아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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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손님을 맞기 위해 식당을 예약해야 할 때가 많다.
문제는 가성비 운운하며 보통의 식당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예약할 때다.
프랑스인들은 가끔 먹는 별식인데 관광객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관광지 주변 식당들에선 이런 메뉴를 자주 볼 수 있다.
파리를 처음 방문했을 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친구들과 이 식당을 빌려 식사하고 더치페이로 계산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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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가성비 운운하며 보통의 식당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예약할 때다. 내게는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말이 “파리에 가서 달팽이, 양파 수프, 푸아 그라는 꼭 먹어야 한다”는 말인데,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이 “불닭볶음면과 달고나를 먹어야 한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프랑스인들은 가끔 먹는 별식인데 관광객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관광지 주변 식당들에선 이런 메뉴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냉동 달팽이나 푸아 그라, 성의 없이 만든 양파 수프를 내놓는 일이 허다하다.
내가 자주 가는 가성비 좋은 맛집이 몇 있다. 가정식이라 불리는 비스트로 내지는 네오 비스트로인데 대부분 노포이고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다. 1908년에 문을 연 퐁텐 드 마르스는 프랑스 남서부 가정식에 집중하는데 간이나 고기를 찰흙처럼 네모난 형태로 내놓는 파테, 마요네즈를 얹은 계란, 강낭콩과 소시지 그리고 오리고기 등을 넣어 만든 음식이 시그니처다. 파리를 처음 방문했을 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친구들과 이 식당을 빌려 식사하고 더치페이로 계산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6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오페라 가르니에와 몽마르트르 사이에 위치한 셰 조르주 또한 잘 정돈된 노포 중 하나로 여기 스테이크와 감자튀김 그리고 훌륭한 와인 리스트는 언제나 함께 방문한 이들의 찬사를 이끌어낸다. 1864년에 처음 문을 연 바스티유 광장 주변의 보팡제르는 독일과 접경한 알자스 음식을 전문으로 한다. 아르누보 양식의 실내도 볼만하고, 리슬링 와인과 함께 차갑게 서비스되는 모둠 해산물 요리가 풍성하다. 수플레나 설탕을 넣지 않은 슈 페이스트리 초콜릿 프로피트롤도 추천한다.
이들 노포가 한결같은 사랑을 받는 까닭은 유행을 따르지 않고 전통 조리법을 고수하되 현지인은 물론이고 여행자들도 즐길 수 있는 적정한 가격의 음식과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해서다. 본식이 나올 때 함께 나오는 빵은 음식의 소스를 찍어 먹어서 간을 맞추는 역할을 하고, 음식에 맞는 와인을 함께 마시면 맛이 배가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정기범 작가·프랑스 파리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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