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믿고 사전청약했는데…” 잇따르는 사업취소에 ‘분통’ 대책없나
[앵커]
3년 전 부동산 폭등기에 수요를 분산하겠다며 정부가 도입했던 주택 '사전청약' 제도, 지난 5월에 폐지됐는데요.
다수의 민간 사전청약 단지에서 공사비 인상 등으로 사업이 엎어지면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파주에 있는 한 공공택지,
GTX 운정역과 가까운 초역세권 지역입니다.
이곳에서 2년 전 진행한 민간분양 아파트의 사전청약 경쟁률은 최고 46:1로 2026년 입주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급등한 공사비 탓에 시행사가 공사업체를 구하지 못하면서, 보시는 것처럼 땅은 삽도 뜨지 못한 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시행사는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문자 한 통으로 사업취소를 안내하고, 땅을 LH에 반납했습니다.
주택, 자금 계획을 준비해 온 8백여 명이 피해를 입게 됐습니다.
[유다영/민간 사전청약 피해자/경기도 파주시 : "당연히 사전청약 제도가 정부에서 하는 거니까 믿고 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계약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조금 더 안 좋은 주거 환경으로 이사 가기도 했고…."]
경기도 화성에서도 백여 세대 사전청약을 받았던 시행사가 최근 사업을 취소했습니다.
[시행사 관계자/음성변조 : "(수도권인데도 쉽지 않았던 건지요?) 공사비랑 이런 것들도 증거되고 해서 그런 사유입니다."]
이처럼 민간 사전청약을 실시한 45개 단지 중 사업을 취소한 곳은 5개 단지로 천5백여 명이 피해를 봤습니다.
아직 본청약으로 넘어가지 않은 24개 단지의 당첨자 만 3천여 명도 사업이 취소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신용문/민간 사전청약 피해자/경기도 파주시 : "제도에 문제가 있어 이를 폐지했다면, 기당첨자들에 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은 왜 검토하지 않고 묵과했습니까? (사업 재개 시) 당첨권만 승계되어서 저희가 스스로 판단하고…."]
2021년 도입된 사전청약 제도는 폐지된 상황.
국토부는 "구제를 전제로 하는 건 아니지만, 공급자나 정부에 귀책사유가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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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성 기자 (ohw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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