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층 결집에 대선판 출렁…“당선확률 70%” 예측도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5일 개막하는 공화당 전당대회까지 중도층도 대거 흡수한 공화당 지지율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쉬쉬하지만 이미 ‘종말론’이 팽배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각종 이벤트에 대한 예측을 하는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은 암살 시도 사건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전날보다 10%포인트 상승한 70%가 됐다고 전했다.
공화당과 지지층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가 쇄도하며 뜨거운 지지가 솟구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선언하며 “미국에 이처럼 강인한 후보가 있었던 것은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마지막이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1912년 대선 유세장에서 가슴에 총을 맞고도 90분간 연설을 마무리한 루스벨트 전 대통령에게 빗댄 것이다.
전직 공화당 선거 전략가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평가로 유명한 스티브 슈미트도 워싱턴포스트(WP)에 “이번 암살 시도의 정치적 결과는 엄청날 것”이라며 “총격을 맞은 후 시어도어 루즈벨트처럼 강인하게 대응한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했다.
이번 암살 시도 사건을 계기로 공화당은 민주당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민주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 민주주의가 끝장날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히스테리를 조장해 왔다”고 말했다. J D 밴스 상원의원도 “트럼프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 할 권위주의적 파시스트라는 수사가 암살 시도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번 암살 시도 사건이 그동안 이어졌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모든 논란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부터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공식 지명을 앞두고 있지만, 유죄 평결을 받은 성추문 입막음 사건 형량 선고 등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암살 시도 사건으로 자신에 대한 수사를 정치적 박해나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해온 트럼프 캠프의 주장이 지지층에게 더욱 설득력을 얻을 가능성이 커져 버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사건 이후 지지자들에게 “절대 항복하지 마라(Never Surrender)”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번 암살 시도 사건이 대선을 앞둔 미 정치계에 폭력을 확산시키는 발화점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화당 유력 정치인들이 이번 사건을 민주당 책임으로 몰고 가는 데다 소셜미디어 등에선 온갖 음모론도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사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을 막기 위한 ‘딥스테이트(deep state·연방공무원 비밀조직)’의 소행이라는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NBC방송은 이번 암살 시도 사건을 놓고 “정치 폭력은 극도로 양극화된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사설에서 “이번 사건을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폭력이 미국 정치를 병들게 하고 중대한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밀워키=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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