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기대 속에 시작해도 쉽지 않은데…” 홍명보호, 비판에 귀 닫고 일단 출범
거센 비판 여론이 식지 않는 가운데 홍명보호가 공식 출범했다. 축구협회가 눈과 귀를 닫은 상황에서 스타급 축구 인사들이 비판을 이어가고 있어 축구계의 분열 조짐도 보인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3일 “이사회 승인을 통해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0~12일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건으로 연 2024년 4차 이사회에서 서면 결의를 실시해 23명 중 21명이 찬성했다.
부정 여론이 여전히 높지만 협회는 현재 흐름을 정면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A매치’라는 킬러 콘텐츠를 갖고 있는 협회가 그간 보여준 일련의 과정을 보면 9월부터 시작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호성적으로 여론 분위기가 반전되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축구계 내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왼쪽 사진)은 “(축구협회의) 실수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협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시안컵 부진 이후로 책임론이 이어지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에게도 화살이 향한다. 한국 축구 레전드인 박지성 전북 현대 디렉터(오른쪽)는 현재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장기적으로는 협회에 대한 신뢰를 다시 확립해야 한다. 그 상황에서 그 답(정몽규 회장)이 맞다면 그렇게 (사임)해야 한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다 최근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통을 폭로한 전 국가대표 박주호 tvN 해설위원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축구협회를 향한 비판도 나온다. 국가대표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이동국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누구보다 노력한 사람(박주호)한테 이런 단어(법적 대응)는 아니다”라며 “(협회가) 신뢰를 잃은 지금, 누구의 탓이 아니라 모두가 본인의 탓이라 생각해야 한다”고 쓴소리했다.
높은 부정 여론에 따른 부담감은 온전히 신임 사령탑에게 지워진다. 박지성 디렉터는 “새 감독이 부임한 뒤 기대감을 갖고 시작해도 성공을 확신하기 어렵다”면서 “감독 선임 이후 이런 상황이 지속된 적이 있었나 싶은 상황이다. 솔직히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울산 HD 팬들의 비판 여론이 너무 커 다음 경기까지 팀을 지휘하려던 계획을 앞당겨 지난 11일에 울산 지휘봉을 내려놨다. 홍 감독은 조만간 외국인 코치 후보자 체크를 위해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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