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폭격기’ 고지우, 산악 코스에 강했다
“보기 1개 우승…매우 큰 성장
하반기엔 메이저 트로피 원해”
“첫 승 때는 생각지도 못하게 우승했고, 그 후론 오히려 잘 안 풀렸다. 정말 간절했던 우승을 해서….”
정규투어 3년차 고지우(22)가 1년 만에 프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고 감정이 뒤섞인 눈물을 쏟아냈다. 고지우는 14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CC(파72·6568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고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 전예성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해 평창 버치힐GC에서 열린 맥콜 모나 용평오픈(6월)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고지우는 1년여 만에 강원도 산악코스에서 2승을 채우고 상금 1억8000만원을 거머쥐었다.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고지우는 1번홀(파4)에서 약 2m 버디 퍼트를 넣고 기선을 잡은 뒤 한 번도 선두를 뺏기지 않았다. 9번홀(파4)에서 두 번째 버디를 더한 고지우는 1타 차 리드로 맞은 15번홀(파5)에서 약 4.5m 버디 퍼트를 넣고 승리를 굳혔다. 첫 우승 당시 4타 차 역전 우승을 거둔 고지우는 이날은 챔피언조에서 출발해 18번홀(파4)에서 우승 퍼트를 넣고 동료들의 축하인사를 받았다.
고지우는 “어젯밤에 너무 긴장해서 4시간밖에 못 자고 잠에서 깬 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저한테는 정말 조금 잔 거다”라며 “다시 잠을 이루지 못했고, 기회가 왔는데 어떻게 우승할지 생각하고 메모를 쓰고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결론은 “하던 대로 내 플레이를 하자”였다.
이어 “첫 우승 뒤에 더 많이 우승하고 싶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니 더 잘 안됐고 부족한 게 너무 많았다”며 “스윙과 경기 운영 면에서 많이 성장하고자 노력했는데 그게 잘돼 의미 있는 우승”이라고 말했다. “버디가 많은 만큼 보기도 많은 선수였는데, 올해 보기를 많이 줄였다. 이번 대회에서 보기 1개만 하고 우승한 것도 매우 큰 성장”이라는 그는 “하반기에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고 싶고,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첫 우승 당시 부모를 떠나 홀로서기에 나서 화제가 됐던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엄마 아빠, 지원이 등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가족 이야기를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동생 고지원과 나란히 K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자매 골퍼인 그는 우승 이후 변화된 가족 이야기에 대해선 “지금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전예성은 2021년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이후 3년 만에 통산 2승을 바라봤으나 나흘 내내 2위에 머물며 아쉽게 준우승했다. 첫 우승에 도전한 이채은은 윤이나와 공동 3위(15언더파 273타)로 마쳤다.
정선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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