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고공행진에 수출기업들 ‘몸살’
무협 “수출입 업체 83%, 물류 애로”…물류비 직접 지원 정책 원해
# 멕시코로 산업용 장비를 수출하는 A업체는 최근 급격하게 오른 해상운임 탓에 제품 수주가 대비 물류비 비중이 크게 늘면서 영업손실을 봤다. 중동에 강철 제품을 수출하는 B업체 관계자는 “선복 부족으로 선적 일정조차 잡지 못해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했다.
‘홍해 사태’ 장기화로 글로벌 해상운임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내 수출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돌아오면서 운항 거리가 늘어난 데다 선박 공급이 부족해 해상 물류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가 14일 내놓은 ‘해상운임 급등 관련 긴급 물류 애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573개 무역업체 중 83.3%가 ‘현재 수출입 물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물류비 증가(40.1%, 중복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고, 선복 확보 차질(21.5%), 잦은 운송 지연·변동(19.8%), 공컨테이너 부족(11.5%)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 기업 중 64.3%(369개)는 현재 선복 확보에 어려움이 있으며 선복 예약부터 실제 출항까지 소요 기간이 기존(1~2주) 대비 최소 1주에서 2개월 이상까지 늘고 있다고 했다. 응답 기업의 절반에 가까운 46.2%는 해상운임 상승이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28.4%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5일 3733.80을 기록하며 3월29일(1730.98) 이후 13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SCFI는 지난 12일 3674.86으로 다소 꺾였지만, 올 하반기엔 4000선을 넘을 수도 있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 미주 서안 노선의 SCFI가 지난 1월보다 약 3배 상승했다. 인도·동남아 노선을 운항하던 선박이 미주·유럽 노선에 대체 투입되면서 선복 공급 부족으로 인해 인도·동남아 노선 운임도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컨테이너 부족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다음달 미국의 관세 인상을 앞두고 중국의 수출물량 밀어내기와 함께, 유럽·미국 수입업자들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상품을 미리 사두려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다.
무역협회 조사에 참여한 업체들은 물류 운임 부담 경감을 위해선 바우처 형식의 물류비 직접 지원(30.9%)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 중소기업 전용 선복 제공 및 운임 할인(23.9%)과 항만 인근 물류창고 보관 지원(19.0%) 등의 정책 확대를 주문했다. 이인호 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물류비 상승 추이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물류 리스크에 적기 대응해 수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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