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만드는 필수재…소리와 빛은 무엇이 다를까[소리과학의 미래]

기자 2024. 7. 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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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동이란 주기적인 진동이 공간으로 전파하는 현상이다. 소리와 같은 진동이 전달되려면 매질(매개가 되는 물질)이 필요하다. 매질을 통해 전달되는 진동은 압력파의 형태를 띠면서 소리파동이 된다. 소리파동을 귀가 감지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청각을 느낀다고 한다. 인간의 귀는 대략 20헤르츠(㎐)~20킬로헤르츠(㎑)를 감지할 수 있다. 소리는 일반적으로 공기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된다.

빛은 어떨까. 빛을 전달하는 매질은 없다. 빛은 원리적으로 전하 또는 전자가 진동할 때 발생한다. 발생된 빛은 매질 없는 빈 공간, 즉 진공과 같은 곳에서도 주위로 전파된다.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의 주파수는 430~750테라헤르츠(㎔)로 매우 빠른 파동이다.

이처럼 소리와 빛은 그 발생과 전달 양상이 매우 다르다. 비슷한 파동 현상인데도 소리는 매질 진동 현상이지만 빛은 공간 자체의 진동인지, 양자적인 상태의 발현인지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이 과학계에서 나오고 있다. 빛의 전달 방식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빛은 때로는 파동처럼, 때로는 입자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물론 소리파동도 양자역학적 입장에서는 입자로 다루기도 한다. ‘드브로이의 물질파동’ 개념이 바로 그것이다. 입자는 파동으로, 파동 또한 입자로 다룰 수 있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빛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 현상은 여전히 중요한 탐구거리인 것이다.

실제로 빛은 매우 신기한 성질을 지닌다. 관측자와의 상대 속도와 관계없이 항상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빛의 속도는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 돌 만큼 매우 빠르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은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는 절대적 성질을 이용해 빛과 유사한 속도로 움직이는 물체의 질량 증가, 공간 압축, 시간 지연 등을 잘 설명하고 있다.

소리와 빛은 현실 생활에서 다양한 기술을 통해 활용된다. 전화나 라디오와 같은 음성 통신, 광섬유처럼 빛을 이용하는 전자기파 통신이 있다. 의료 영상 분야에서는 소리파동을 이용한 초음파 검사로 내부 장기의 구조를 본다. X선과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는 물체에 빛을 반사시키거나 흡수시켜 영상을 생성한다. 자동차에도 빛과 소리가 쓰인다. 후진할 때 적외선이나 초음파를 이용한 거리 센서가 주변 장애물을 감지해 경고하고, 주행 중 자동차가 차선을 이탈하면 카메라를 사용해 운전자에게 이를 알린다. 자연과학 분야에서 음향학은 소리의 원리와 특성을 연구하고, 음향 신호 처리, 음향 공학, 음향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광학은 빛의 원리와 특성을 연구해 광학 장치, 광학 소자, 광학 통신 등의 응용 분야에서 중요한 기술적 발전을 끌어내고 있다.

소리는 인간의 감성을 일깨우고, 빛은 우리에게 공간과 색채의 정보를 선사한다. 인간은 소리와 빛의 감각 정보를 해석해 이 세계를 인식하며 살아간다. 앞으로 인공지능(AI)과 로봇 분야에서 소리와 감성, 빛과 공간에서의 행동 등을 제어하고 실현하는 기술이 나타날 것이다. 소리와 빛은 이처럼 같은 성질을 가지면서도 그 근거가 매우 다른 파동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세계를 파악하며 살아간다. 소리와 빛은 우리의 삶을 이루는 감각적 존재의 근거로서 그 중요한 의미를 지속할 것이다.

최복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장

최복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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