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요구 '지하철 휠체어 리프트' 철거 시작... "집회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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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인명사고가 발생해 장애인 이동권과 안전 논란을 일으킨 서울지하철 역사 내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가 순차적으로 철거된다.
공사 관계자는 "1역사 1동선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승객 안전과 충분한 이동 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리프트를 올해까지 순차 철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휠체어 리프트 철거와 장애인 이동권 확보·개선을 요구해온 전장연 등 장애인 단체는 휠체어 리프트 철거는 당연한 조치라면서도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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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관과 협의해 리프트 순차 철거"
장애인 단체 "만시지탄... 집회는 계속"
여러 차례 인명사고가 발생해 장애인 이동권과 안전 논란을 일으킨 서울지하철 역사 내 '장애인 휠체어 리프트'가 순차적으로 철거된다. 대부분의 역사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장애인이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타인 도움 없이 이동할 수 있는 '1역사 1동선' 여건이 마련된 데다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워서다. 오래전부터 리프트 철거를 요구해온 장애인 단체는 이를 환영하면서도 "너무 늦었다"고 지적하며 "장애인 이동권 확보 요구 집회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14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달 26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휠체어 리프트 철거공사 입찰 공고를 냈다. 서울역과 신설동역, 용답역, 창동역, 서대문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DDP)역, 잠실역 등 17개 역사 내 휠체어 리프트 23대를 철거하는 공사다. 철거 비용은 6,900여 만 원이다. 공사가 관리하는 역사에 설치된 전체 휠체어 리프트(103대) 중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공사 관계자는 "1역사 1동선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승객 안전과 충분한 이동 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리프트를 올해까지 순차 철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휠체어 리프트는 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개최된 1988년 2호선 종합운동장역에 4대가 처음 설치됐다. 1998년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휠체어 리프트가 장애인 편의 시설 중 하나로 규정되면서 전국 각 지하철에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2001년 1월 4호선 오이도역에서 리프트를 이용하던 70대 장애인 부부가 추락해 아내가 숨지고 남편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따르면 2001년부터 서울지하철에서 발생한 휠체어 리프트 사고는 총 16건에 이른다.
휠체어 리프트 철거와 장애인 이동권 확보·개선을 요구해온 전장연 등 장애인 단체는 휠체어 리프트 철거는 당연한 조치라면서도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휠체어 리프트의 위험성을 감안하면 (철거가) 늦은 감이 있다"며 "2004년까지 모든 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는 약속이 20년 넘게 지켜지지 않아, 사고 희생자를 가볍게 여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1역사 1동선'은 아직 전 역사에서 확보되지 않았고, 미흡한 점도 없지 않다. 공사가 관할하는 275개 역사 중 1역사 1동선이 확보된 역은 263곳(95.6%)이다. 공사는 나머지 12개 역사도 올 연말까지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를 마무리해 전 역사 '1역사 1동선'을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장애인 단체들은 1역사 1동선 사업이 마무리된 곳 역시 여전히 이동권이 100% 보장됐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전장연 관계자는 "서울역처럼 동선이 복잡한 곳은 교통약자가열차를 타려면 10~15분 걸린다"며 "엘리베이터 설치가 지연되고 있는 1호선 남영역은 이동 불편이 가장 큰 곳"이라고 말했다. 공사 측도 리프트를 철거할 경우 이동 동선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사례도 있어 서울시, 승강기안전공단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거쳐 철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전장연은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권리법안 제·개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3일부터 해온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은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이재민 전장연 사무국장은 "교통공사뿐만 아니라 한국철도공단이 관리하는 역사도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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