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건축계획, 민관 머리 맞대 ‘부산만의 것’ 찾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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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건축설계기업 니켄 세케이의 켄 코다마(설계감리 부문 총괄 대표) 부사장과 기요요시 오쿠모리(도시·사회기반 부문 총괄 대표) 상무이사는 지난 12일 부산 영도구 복합문화공간 피아크에서 한영숙 싸이트플래닝 대표, 양재혁 동의대 건축학과 교수와 '부산 도시건축통합계획 좌담회'를 가졌다.
기요요시 오쿠모리 상무이사는 도쿄 대형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지향형 도시개발(TOD) 프로젝트 총괄 등 다양한 도시 및 교통, 기반시설 포함 복합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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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만개발 부산, 日고베·요코하마 비슷
- 북항재개발, 임팩트 큰 변화없어 아쉬워
- 저성장시대 급격한 도시개발은 불가능
- 수십년 걸쳐 조금씩 보완하며 진행해야
일본 건축설계기업 니켄 세케이의 켄 코다마(설계감리 부문 총괄 대표) 부사장과 기요요시 오쿠모리(도시·사회기반 부문 총괄 대표) 상무이사는 지난 12일 부산 영도구 복합문화공간 피아크에서 한영숙 싸이트플래닝 대표, 양재혁 동의대 건축학과 교수와 ‘부산 도시건축통합계획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는 한 대표와 양 교수가 북항재개발 등 부산 관련 질문을 던지고 조언을 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도시건축통합계획은 처음부터 도시, 건축, 시설물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도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이를 기반으로 도시계획과 건축계획을 통합,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는 도시설계 기법으로 도시 경관 개선과 효율적인 공간 활용 등의 장점이 있다.
-부산의 주요 지역을 둘러본 느낌은.
▶코다마 부사장:16년 전 부산외대 남산동 캠퍼스 마스터플랜 관련 부산을 처음 방문해 관심이 많다. 여전히 생기가 넘치지만 해운대나 광안리 등 주요 지역을 살펴보면 각각 비슷한 콘셉트로 발전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오쿠모리 상무:부산은 글로벌 2위 환적 항만과 신공항 건설 등 좋은 조건을 많이 갖고 있다. 다만 북항재개발지역을 자세히 살펴보니 ‘확 바뀌었다’는 느낌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은 항만 재개발 등으로 성공한 일본 요코하마나 고베 등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부산이 참고할 만한 이야기가 있다면?
▶오쿠모리 상무:요코하마시의 미나토 미라이(MM21) 프로젝트를 담당했는데 해양관광도시로 재탄생했다고 평가받는다. 북항재개발사업과 비슷하게 인근 철도가 있고 조선소나 항만 터미널 등을 이전시키고 기차역 두 개를 연결해 공간을 재창조하는 데 30년이 걸렸다. 그사이 경기 호황기도 있었고 버블이 꺼지면서 토지 매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많은 지적과 비판에 직면했고 절대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결국 성공했다. 특히 최근에는 사회가 급변하고 환경이나 여건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도시마스터플랜의 애자일(Agile)화’ 도입이 필수적이다. 애자일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지속적인 개선을 추구하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처음 30년 기한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면 계속 이 계획에 맞춰가는 게 아니라 5년마다 그 과정 및 결과, 여건 변화 등을 점검 및 재검토해 마스터플랜에 적용하는 것이다.
-북항재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조언한다면?
▶오쿠모리 상무:요즘 같은 저성장시대에는 과거처럼 단숨에 도시 개발을 끝낼 수 없다. 일본 도쿄 시부야역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 지자체와 민간협의체가 주체가 되어 큰 마스터플랜 아래 전체 대상 지역을 작게 나눠서 민간이 각각 개발한다. MM21도 요코마하역과 칸나이역 사이 지역을 살려놨더니 각 역 주변이 활기를 잃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미 성숙한 도시들이기 때문에 재개발이나 재창조하기가 쉽지 않다. 지치지 않고 계속 발전시키고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하는 게 중요하다.
코다마 부사장:분절된 지역을 이어주는 ‘연결’과 함께 ‘변화했다’는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북항재개발 1단계 계획을 보면 ‘바뀌었다’는 임팩트(충격)를 주는 포인트가 별로 없다. 그냥 정해진 토지를 분양하고 건물을 짓는다는 정도의 느낌뿐이다. 일본 오사카역 앞에 대형 녹지공간인 ‘그랑 그린 오사카’의 예를 들자면 처음부터 계획된 게 아니다. 처음에 놓치더라도 그다음 계획 재검토 때 보완할 수 있으니 계속 다각도로 검토해 조금씩이라도 추진해야 한다.
-부산이 매력적인 도시가 되기 위한 공공과 민간 역할 등 의견을 듣고 싶다.
▶코다마 부사장:부산과 여러 가지로 유사한 고베 사례를 들겠다. 고베는 과거 손꼽히는 글로벌 항만이었으나 1995년 고베 대지진으로 항만이 파괴되면서 그 지위를 잃었다. 하지만 대신 항만 지역에 의료중점대학과 임상연구중핵병원, 각종 연구소 등을 먼저 집적한 다음 관련 기업을 유치해 현재 ‘의료산업도시’로 거듭났다. 고베는 ‘Be Kobe’라는 기치 아래 고베만의 특성과 강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 역시 ‘부산만의 것’을 찾는 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 지자체 혼자는 절대 할 수 없다. 처음부터 공공과 민간이 함께 협의체를 만들어 위기감을 공유하고 ‘부산만의 것’을 찾아야 경쟁력 있는 도시 개발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짤 수 있다.
# 니켄 세케이는
- 120년간 3만 건 프로젝트
- 연 매출액 533억2000만엔
니켄 세케이(NIKKEN SEKKEI)는 일본에 본사를 둔 아시아 1위, 세계 3위권의 건축 설계 그룹이다. 건축의 설계 감리와 도시·환경·인테리어 디자인 및 관련 조사와 기획,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 서비스 기업이다. 1900년에 설립돼 지난 120여 년간 세계 50개국 250개 도시에서 약 3만 건에 달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했으며, 한국을 비롯해 8개국, 총 12곳의 해외 지사를 운영 중이다. 매출액은 533억 2000만엔 (2022년 기준)이며 직원 수는 3000명(2023년 기준)이 넘는다.
기요요시 오쿠모리 상무이사는 도쿄 대형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지향형 도시개발(TOD) 프로젝트 총괄 등 다양한 도시 및 교통, 기반시설 포함 복합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켄 코다마 부사장은 각종 문화·종교·교육연구시설, 금융기관 등 다방면에 걸친 실적과 환경기술 분야 수상 경력이 있으며 금정구 부산외국어대 캠퍼스 마스터플랜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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