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혐오정치가 부른 참극… NYT “美 민주주의에 암운” [트럼프 피격]
차별 발언 쏟아낸 트럼프 비롯해
정치인·언론 극단 정치 조장 한몫
美 언론 “터질 게 터졌다” 평가
NYT “총기·과격 인터넷도 문제”
X 통해 ‘좌파 소행’ 음모론 판쳐
‘슈퍼선거의 해’ 각국서 정치 테러
덴마크·슬로바키아 총리 등 피해
이재명 피습 범인도 ‘정치적 동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세 중 피격된 것은 오늘날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만연한 극단주의 정치가 불러온 참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치적 완충지대와 타협의 사고 없이 분열과 증오를 조장하는 양극화 정치가 만연하고, 이것이 사람들의 극단주의적 사고를 고착화시켰다는 것이다. 모순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스스로가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조장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며 선거국면에서만 수많은 혐오 발언을 일삼아왔다. 이번 사태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민주주의 정치에서 극단주의와 양극화 정치에 대한 경고등이 다시 켜지고 있다.
음모론은 이번 총격 이후 더 판을 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친트럼프 성향 엑스(X·옛 트위터) 계정 섀도오브에즈라는 “비밀 권력이 도널드 트럼프를 라이브로 암살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the older millenial.1이라는 계정을 쓰는 틱톡 사용자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소송이 잘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시도하기로 한 것 같다”며 “이것이 좌파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썼다. 이 같은 음모론은 제도권 정치의 영역까지 파고들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팀 스콧 상원의원은 이번 사태가 “급진 좌파와 미디어에 의해 방조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극단주의로 인한 참사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를 둘러싸고 비슷한 범죄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굵직한 선거가 많은 올해엔 비슷한 사고가 연초부터 연달아 발생했다.
앞서 유럽의회 선거가 진행되던 중인 지난 6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코펜하겐 중심부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채찍 공격’을 받았다. 덴마크 당국에 따르면 당시 용의자는 마약에 취해 있었는데 혐오 범죄 가능성이 제기됐다. 5월 독일에서는 중도좌파 사민당 후보가 선거 운동 중 구타를 당해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슬로바키아에서도 로베르토 피초 총리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었다. 한국에선 4월 총선 약 3개월 전인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부산 방문 도중 50대 남성에게 흉기로 목 부위를 찔렸다. 사법부는 1심 재판에서 정치적 동기라는 결론을 내렸는데, 용의자가 정치 유튜브를 자주 시청하는 등 극단적인 정치 콘텐츠에 노출돼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미국 대선에서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은 다른 국가에서 모방 범죄를 불러올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주요 7개국(G7) 의장국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날 “남은 몇 달간의 선거 캠페인 기간 증오와 폭력보다 대화와 책임이 우선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냈다.
홍주형·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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