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피흘리면서도 "싸워라" 외친 트럼프
15일 공화당 전당대회 참석 예정
배후 확인되면 대선에 파장 줄 듯
바이든 등 美 정치권 일제히 규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야외 유세를 하던 중 총격을 당해 부상하면서 미 대선 선거전에 테러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귀에 피를 흘리며 경호원에 둘러싸인 가운데 대피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개를 조금 돌리는 바람에 치명상을 피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치권은 폭력을 일제히 규탄했다. 이번 사건의 자세한 경위나 배후가 확인될 경우 그 내용에 따라 대선에 상당한 파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미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기도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사살됐으며 유세를 지켜보던 지지자 1명도 희생된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눈 총격범의 신원은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는 20세 남성으로 확인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를 이틀 앞두고 이날 오후 6시5분(미국 동부시간)쯤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 마련된 야외 무대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던 중인 6시10분쯤 어디선가 갑자기 총소리가 여러 발 울렸다. 그는 그 직후 오른손으로 오른쪽 목 뒤를 만진 직후에 발언대 밑으로 급히 몸을 숙였고,바로 경호원 여러 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연단으로 뛰어 올라갔다.
이때도 간헐적으로 총소리는 계속됐고, 연단 뒤에서 유세를 구경하던 사람들도 비명을 지르면서 일부는 몸을 숙였다. 일부 유권자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는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이후 어디선가 "총격범이 쓰러졌다"는 소리가 들렸다. 총격범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호를 맡은 비밀경호국(SS) 요원에 의해 사살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어서서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어 보이며 "싸워라"를 외쳤고, 지지자들은 이에 환호하며 "유에스에이"를 외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면서 연단으로 내려와 이동했으며 이때 오른쪽 귀 위쪽 및 뺨에서 피가 흘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곧바로 차를 타고 유세장을 빠져나갔다.
버틀러 카운티 검사인 리차드 골딩거는 AP통신 등에 "총격범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사망했으며 유세 현장에서 (이 외에도) 최소 1명이 죽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귀 주변에 피를 흘린 것과 관련, 검찰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서 총알에 스쳤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총알이 자신의 귀 끄트머리를 관통했다고 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역 의료 시설에서 검사를 받고 퇴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신속하게 대응해준 법 집행 인력과 응급구조대원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상을 입었지만 오는 15일부터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예정대로 참석하기로 했다.
백악관 경호국도 성명을 내고 "경호국은 보호 조치 시행에 들어갔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안전하다"면서 "이 건에 대해선 현재 조사하고 있으며 추가 정보는 가능할 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당국은 이번 사건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으로 조사 중이라고 AP통신 등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정치권은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이를 규탄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안녕을 기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경쟁자인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전하고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런 종류의 폭력은 미국에 발붙일 곳이 없다.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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