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전세금 6억원 돌려줬는데…7700만원 탈세 적발” 부채 상환도 ‘자금 출처’ 명확해야[이세상]

2024. 7. 1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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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하려 전세금 6억 반환…세금만 7700만원 부과
전세금 반환도 자금출처 소명해야…증여는 필히 주의
용산·강남 3구는 ‘자금조달계획서’ 반드시 제출해야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말마따나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쉽게 티가 나지 않는 지출도 있죠. 바로 세금입니다. 뭘 사든 10%의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하고, 급여를 받으면서도 많게는 수십%의 소득세를 냅니다. 상속세·증여세·양도세 등 세금의 세계는 끝이 없습니다.
물론 아깝습니다. 하지만 살면서 절대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죽음과 세금이라고 합니다. 세금 전문가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주변에서 흔히 할 수 있는 세금 고민을 풀어봤습니다. 이를 계기로 '이왕 낼 세금', 현명하게 따져보는 건 어떨까요.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김기홍(가명) 씨는 2021년 7월 서울 노원구에 8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해 생애 최초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전세 6억원을 꼈지만, 직장 생활을 하며 모아온 돈 2억원으로 나머지를 충당했다. 멀지 않은 날에 직접 입주할 계획도 세웠다. 그리고 정확히 2년 후 그날이 왔다. 반환할 전세자금은 부모님과 배우자의 도움을 받아 마련했다. 문제는 행복이 오래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입주 1년 뒤 갑자기 전세금 반환자금 출처를 소명하라는 세무서 안내문이 도착했다. 아파트를 취득할 때 이미 자금소명계획서를 냈었던 김씨는 세무서에 항의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7700만원가량의 세금을 납부하라는 ‘고지서’였다. 당장 연봉을 뛰어넘는 자금을 납부해야 할 처지에 놓인 김씨는 세무전문가 국세언니를 찾았다.

Q. 말만 들어도 무서운 상황입니다. 자금출처조사가 뭔가요.

A. 자금 출처 조사는 납세자가 특정 자금을 사용해 재산을 취득하거나 채무를 상환하는 등 경제 활동이 발생했을 때, 그 자금의 원천이 합법적인지 확인하기 위해 세무관서에서 수행되는 세무조사입니다. 여기서 자금의 원천이란 납세자의 소득, 재산, 직업 등을 통해 추정되는 자금 능력에 근거해 설명될 수 있는지 여부를 말합니다.

Q. 그렇다면 주택을 취득할 때 자금 출처를 이미 소명했습니다. 그런데 전세금을 돌려줄 때도 상환자금의 출처를 확인하는 게 정상인가요.

A. 주택 취득자금에서 자기자금이 아닌 타인자금(대출이나 전세금)을 갚는 경우 상환자금의 출처가 더 명확해야 합니다. 그런데 기홍님의 경우 아파트 구입 시 작성했던 ‘주택 자금 조달계획서’에 전세계약서와 예금 등 금융자료 만을 제출하셨습니다.

타인자금인 금융 대출금을 부모님이 상환해주는 경우 증여에 해당합니다. 이에 전세를 끼고 주택을 취득했을 때 상환해야 할 전세금도 타인자금이죠. 전세금을 상환하고 본인이 입주하는 경우 상환자금에 대한 세금신고를 했는지 세무서에서 확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세금 상환을 위해 은행에 대출받은 것인지, 본인의 급여 등 소득을 모아 놓은 돈인지, 부모님이 증여해 준 돈이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또 주의할 점은 세무서에서 확인한 채무는 전산 등록하여 매년 그 상환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취득자금에 금융 대출 또는 타인에 대한 채무가 있다면 최종 상환 계획까지 세워, 부동산을 취득하고 자금조달계획서를 작성하시는 게 좋습니다. 결국 부채 상환계획까지 자금 조달 계획이기 때문입니다.

Q. 사실 전세금 반환자금 6억원은 아버지로부터 4억원, 배우자로부터 2억원의 현금을 받아서 전세금을 돌려준 것입니다. 저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A. 주택 취득 후 자기자금이 아닌 타인자금(대출이나 전세금)을 갚으셨잖아요. 그 경우 타인의 자금으로 상환하는 것 역시 증여에 해당합니다. 주택의 부채인 전세금을 아버지와 배우자의 돈으로 상환했으므로 ‘증여’받은 돈을 사용한 것이죠.

벌써 1년이나 지났네요. 지난해 7월 전세금을 상환할 때 아버지로부터 현금을 받은 것이니 같은해 10월까지 증여세 신고를 해야 합니다. 신고기한 내에 신고를 하면 세액공제 3%를 받습니다. 지금까지 증여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하셨으니, 납부해야 할 세금이 5800만원으로 계산됩니다. 그러나 증여신고를 하지 않고 1년 뒤 세무서에서 고지서가 날아왔기 때문에, 가산세를 포함해 7700만원의 세금을 내게 된 것입니다.

다만 혼인 신고를 했다면 배우자에게 증여받은 금액은 세금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10년간 증여받은 재산을 합산해 배우자 증여재산공제 6억원 이내에 해당하면 증여세는 없습니다.

주택 취득뿐만 아니라 취득 시 발생한 부채를 상환할 때도 자금출처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세무서가 전산시스템을 통해 조사를 한다고 말씀드렸죠. 타인의 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하면 세무서에서 자금출처를 확인합니다.

Q. 자금 출처조사 대상자를 어떻게 선정하는 건가요.

A. 국세청은 소득, 자산, 소비, 부채 등을 소득·지출 분석 시스템을 이용해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조사 대상을 선정합니다. 일례로 소득이 없는 학생이 큰 집을 샀다면 그 돈의 출처를 확인하는 것이죠. 국세청은 엔티스(NTIS)라는 전산시스템을 사용해 소득 신고된 내용(번 돈)보다 부동산 취득 등 (쓴 돈)이 많은 경우 대상자를 선정해서 조사합니다.

Q. 가산세까지 내라고 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럼 자금 출처조사를 받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했을까요.

A.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부동산 취득 시에는 주택 취득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게 됩니다. 아까 말씀드렸지만, 자금조달계획서를 먼저 잘 작성해야 합니다. 집 살 때 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적는 것이죠.

예컨대 직장도 없는데 기홍님이 갑자기 5억 원짜리 집을 샀다고 해봐요. 국세청은 그 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확인할 거예요. 그래서 자금출처조사를 통해 돈의 출처를 확인하는 거죠. 부모님이 주신 돈이 증여세 신고가 돼 있었다면, 자금출처조사를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금 출처조사는 큰돈이 오갈 때 돈의 출처를 명확히 해 불법적인 돈거래나 탈세를 막기 위한 목적입니다. 그 첫 단추가 자금조달계획서를 먼저 작성하고 필요한 세금 신고를 잘하는 것입니다.

Q. 주택 취득 자금조달계획서는 항상 작성하는 건가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A. 주택 구입을 위한 부동산 계약을 체결하면, 계약성립일부터 30일 이내 중개 거래의 경우 중개업자를 통해서 신고합니다. 또 직거래는 거래 당사자가 국토교통부 ‘부동산 거래관리시스템’을 통해 인터넷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주택 취득 자금조달계획서 작성 대상은 법인이 주택을 살 때 그리고 실제 거래가격이 6억원 이상인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 작성합니다. 주의할 점은 투기과열지구에 소재하는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에는 거래가격과 관계없이 모두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2024년 현재 서울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등입니다. 여기서는 자금조달계획서와 함께 관련 증빙을 포함해서 반드시 제출해야 합니다.

Q. 제가 가진 돈이 어디서 온 지 정확히 설명을 못 하겠는데요. 어떻게 나눌 수 있나요.

A. 자기자금 중 ▷금융기관 예금은 은행에 있는 돈이나 적금 해지하고 나온 돈 ▷주식 또는 채권 등 금융자산을 팔아서 나온 돈 ▷증여, 상속은 증여 신고 또는 상속으로 받았거나 받을 돈 ▷현금 및 그 밖의 자금은 보유 현금 및 퇴직금 등 받을 돈 ▷기존 보유하던 부동산을 처분하고 받을 돈 등을 기재합니다.

Q. 어렵네요. ‘현금 및 그 밖의 자금’의 경우 어떤 것을 말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A. 자기 자금 중 현금 등 그 밖의 자금은 명확히 금융기관 예금, 주식 등 처분가액이 아닐 경우 작성합니다. 현금으로 갖고 있던 자금으로 기재하는 것은 자금 원천이 불분명한 자금이라고 보고 소명 요청할 수 있으니 주의해 적을 필요가 있겠습니다.

Q. 차입금도 종류가 있네요. 타인자본 중 차입금의 원천을 기재해야 하는 부분은 어떻게 작성하나요?

A. 차입금에는 회사 차입금, 사채와 그 밖의 차입금 등을 주의해서 작성해야 합니다. 회사 차입금은 법인 차입금을 말하므로 임직원 차입금에 대한 대출이 실행되고 나오는 차용증 등을 증빙으로 갖춰야 합니다. 금융기관 대출 이외의 부모님이나 친척한테 빌린 돈은 그 밖의 차입금등에 기재하고 차용에 대한 입증 자료인 금융 거래 내역과, 차용에 대한 증빙 등을 갖춰야 합니다.

Q. 저의 경우는 증여 및 상속 부분을 주의해야겠습니다.

A. 증여 상속, 금액란에는 부모님이나 다른 사람이 준 돈이므로 증여세 및 상속세 신고서를 증빙으로 갖추어야 합니다. 해당 내용이 불명확하게 되면 국세청에 통보될 수 있습니다. 신고기한이 도래하지 않아 첨부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이후 신고 내용을 검증받을 수 있습니다.

Q. 그럼 주택 취득 자금조달계획서가 국세청에 통보되는 건가요. 거래를 할 때마다 세무사님을 찾아가야 하는 걸까요.

A. 주택 구입 시 자금조달계획서는 부동산 거래 신고 제도와 함께 시행되고 있습니다. 실거래 가격보다 낮게 계약서를 작성하는 이중계약을 없애고 부동산 거래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실제 이런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의심되는 사례가 국세청에 보고됩니다.

다만 정상적인 거래를 하는 경우에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동산 취득 자금인 돈의 출처가 세금 신고한 돈이 명확하다면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개인 간의 금전 거래의 경우 차용증 및 통장 사본 등 금융거래 자료를 챙겨둬야 합니다. 부채를 상환할 때도 증명할 수 있도록 말이죠. 정리=김광우 기자 / 김혜리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세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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