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투수 놓치고, 김하성도 놓칠 판… 샌디에이고 최악 선택, 시계 돌리고 싶을까

김태우 기자 2024. 7. 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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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잰더 보가츠는 분명 좋은 선수고 2억8000만 달러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지만 샌디에이고로서는 중복 투자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 샌디에이고의 연장 계약 제안을 받지 못한 세스 루고는 캔자스시티로 이적해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의 2023-2024 오프시즌의 핵심 과제는 전력 보강이 아니었다. 팀 연봉 다이어트였다. 지난해 팀 연봉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3위였던 샌디에이고는 구단 중계권사의 파산 여파로 현금 유동성이 꽉 막힌 상황이었다. 팀 연봉을 1억8000만 달러 아래로 맞춰야 한다는 과제가 A.J 프렐러 단장에게 떨어졌다.

그 과정에서 결국 후안 소토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했고, 팀 마무리 투수였던 조시 헤이더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으로 나가는 것을 구경만 하고 있어야 했다. 여기에 또 아까운 투수가 있었다. 바로 우완 세스 루고(35·캔자스시티)였다. 루고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리고 2024년 시즌이 끝난 뒤 계약 연장에 대한 옵션을 가졌다.

2016년 뉴욕 메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루고는 경력의 대부분을 불펜에서 뛰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239경기에 나가면서 선발 출전은 12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샌디에이고와 계약하며 선발 전환을 모색했고, 나름 좋은 활약을 했다. 26경기에서 146⅓이닝을 던지며 8승7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안정감이 있었다.

선발진이 넉넉하지 않았던 샌디에이고로서는 연장 계약을 고려할 만했다. 그렇다고 해서 엄청나게 비싼 선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로버트 수아레즈의 경우는 계약 후 1년 뒤 연장 계약을 제안한 사례도 있어 가능성이 없는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페이롤을 줄여야 했던 샌디에이고는 루고를 잡을 여력이 없었다. 루고는 옵션을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갔고, 결국 캔자스시티와 3년 총액 4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연 평균 1500만 달러로, 샌디에이고도 예전 같았으면 충분히 감당 가능한 금액이었다.

그리고 그런 루고는 올해 20경기에서 127이닝을 던지며 11승4패 평균자책점 2.48로 대활약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다승 부문 1위, 이닝에서도 1위다. 개인 첫 올스타에도 선정됐는데 성적만 놓고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반면 샌디에이고는 여러 선발 투수를 돌려 써야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는 각기 다른 사정으로 현재 고전 중이다.

샌디에이고의 팀 페이롤 유동성이 떨어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잰더 보가츠(32)와 계약이었다. 샌디에이고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올스타 유격수인 보가츠와 11년 총액 2억8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보가츠는 실버슬러거만 5차례 수상한 리그의 대표적인 공격형 유격수다. 사실 기량 자체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이미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이라는 유격수가 있었고, 잭슨 메릴이라는 유격수 유망주가 대기 중이었다. 보가츠가 좋은 선수라는 데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하필이면 2억80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다른 포지션이 아닌 유격수에 투자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은 영입 당시부터 있었다.

그런데 그 보가츠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으니 샌디에이고로서는 답답함이 배가되고 있다. 보가츠는 지난해 155경기에서 타율 0.285, 19홈런, 5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0, 조정 OPS 117을 기록했다. 매년 조정 OPS에서 130 가량을 했던 선수라 부진은 부진이었다. 올해는 2루수로 전향하는 등 개인적인 신변에도 변화가 있었던 끝에 48경기에서 타율 0.225, 조정 OPS 68이라는 충격적인 부진을 겪었다. 그리고 부상으로 이탈했다.

▲ 이미 재정적 여력을 몇몇 슈퍼스타들에게 소진한 샌디에이고는 현실적으로 김하성을 잡을 만한 돈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보가츠가 돌아와 정상적으로 뛰면 분명 이 공격력은 좋아질 것이다. 아직 노쇠화 단계에 접어들 만한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11년의 초장기 계약은 가면 갈수록 더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팀 페이롤에 주는 충격도 마찬가지다.

루고를 놓친 샌디에이고는 보가츠 때문에 또 하나의 선수를 놓칠지 모른다. 바로 팀의 주전 유격수인 김하성(29)이다. 김하성도 올해를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2025년 옵션이 있기는 하지만 김하성이 실행할 가능성은 제로다. 팀 수비에서 김하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그러나 이미 대형 스타를 영입할 만한 금전적 여력이 없는 샌디에이고다. 반대로 김하성은 6년 기준으로 총액 1억 달러 혹은 그 근처의 금액이 필요한 선수다.

샌디에이고는 이렇다 할 연장 계약 제안을 하지 못했고, FA 시장에 나가면 김하성에서 손을 뗄 가능성이 높다. 보가츠가 다시 유격수로 돌아갈 수도 있고, 뒤에 준비하고 있는 옵션도 있겠지만 팀 전력에서 손실이 불가피하다. 보가츠가 차지하는 연봉 비중이 계속해서 생각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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