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피격 트럼프, 대선 경로 바꿀 것…백악관이 더 가까워졌다"
"얼굴에 피가 흐르는 채로 주먹을 들어 올리는 저항적인 도널드 트럼프의 비상한 이미지는 역사를 만들 뿐만 아니라 올해 11월 대선의 경로를 바꿀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사건의 의미를 이렇게 해석했다.
외신들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암살 시도 직후 대중에 내비친 이미지의 폭발력을 주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후 공포에 빠진 관중의 비명 속에 경호요원들과 함께 자리를 떠나면서 허공에 주먹을 쥐고 들었다. BBC방송은 공화당을 비롯한 트럼프 진영이 이를 인지해 극적인 이미지를 선거에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인 에릭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 "미국에 필요한 투사는 이런 것"이라는 말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CNN 방송은 "미국의 극단적 양극화 상태에 비춰 이번 암살 미수 쇼크는 필연적으로 심각한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트럼프는 이미 지지자들에 의해 정복할 수 없는 영웅으로 간주돼 왔으며 유세장에서 초자연적인 숭배 대상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공격 받는 그의 전사 이미지는 보다 확보해질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격 받은 후 군중들을 향해 주먹을 치켜올리며 '싸워라, 싸워라'를 외치며 저항의 상징적인 순간을 창출했다"고 부연했다.
CNN은 이어 "이러한 이미지는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며 애틀랜타 감옥에서 찍은 머그샷이나 코로나 감염 후 백악관 복귀 장면 때 처럼 트럼프 신화를 풍요롭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일부 트럼프 측근들과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비판 때문에 이번 사태가 불거졌다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BBC는 "이번 대선 선거운동의 판이 바뀔 것"이라며 "전선이 심하게 충격적인 사건을 둘러싼 매우 더러운 싸움 쪽으로 가까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도 청중을 향해 주먹을 들어 올리며 퇴장하는 모습이 "역사적일 뿐만 아니라 11월 대선의 방향을 바꿀지도 모른다"고 짚었다.
영국 텔레그래프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저항하는 순간적 이미지가 대선에 미칠 영향을 거론했다.
텔레그래프는 총격 직후 상황을 설명하며 "공포의 비명이 열광적인 USA(미합중국) 연호로 재빨리 바뀌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응에 따른 현장 분위기의 비상한 변화를 소개했다. 이 매체는 "(피격 직후) 사진이 이번 대선을 정의할 것"이라며 "이는 어떤 이의 정치적 견해와 관계없이 현대사에서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해설했다.
텔레그래프는 올해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사회가 서로 다른 생각으로 양극단화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러면서 지각변동에 가까운 이번 사건을 앞두고 백악관이 내놓은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까지 점쳤다. 텔레그래프는 "최근 십여년 간 미국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며, 역사를 돌아볼 때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미 경합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완파하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이 이번에 최악의 환경에서 나온 용기 있는 공개적 행동 때문에 이익을 볼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암살 시도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박해받는 인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우려스러운 경쟁에 또 한 차례 예상 밖 전개"라며 특히 이번 사건이 트럼프 지지층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사건 직후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궁극의 생존자'로 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FT는 "그들의 눈에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2년 동안 (자신에게 적용된) 수십개 범죄 혐의와 맞서 싸운 정치적 피박해자"라며 "암살 시도를 극복한 것 때문에 공화당과 마가(MAGA·트럼피즘 열성 지지층) 진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미화하고 존경하는 새로운 표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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