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사 덮친 '책준 폭탄'… 수백억대 소송에 업계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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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개발 사업에 자금을 댄 대주단과 부동산신탁사의 책임준공 갈등이 법적분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주단이 신탁사를 상대로 책임준공 의무 미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건수가 4건으로 늘었다.
반면 신탁사의 한 고위 임원은 "책임준공 확약은 준공을 보장한 것이지, 사업의 손실이나 (대주단의) 개발이익을 보전해 주는 계약이 아니라"며 "준공을 몇 개월 지연했다고 원리금을 다 청구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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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배소 4건으로 늘어 1900억대
"개발이익 보전하는 계약 아니다"
원리금 청구에 신탁사 불만 가중
패소땐 건설사까지 도미노 파장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주단이 신탁사를 상대로 책임준공 의무 미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건수가 4건으로 늘었다.
메리츠증권 등 대주단은 지난 5월 신한자산신탁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경남 창원시 멀티플렉스 신축사업 책임준공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523억6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이푸른새마을금고 등 대주단도 지난 4월 안성 내강리, 평택 어연리 물류센터 신축사업에 대한 책임준공 의무 미이행을 주장하며 총 86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신한자산신탁의 경우 올해 초 제기됐던 인천 서구 원창동 물류센터 개발사업 관련 소송을 포함하면 책임준공 미이행 소송 규모는 4건으로 총 1900억원에 이른다. 유사 손해배상 소송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14개 신탁사가 책임준공 기한을 넘겨 소송에 직면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조원에 육박한다.
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대주단들도 여러 신탁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제기된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 관련 소송은 현재 1심이 진행중이다. 업계에서는 법원 판결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대주단에서 책임준공 미이행과 관련된 제기한 첫 손해배상소송이기 때문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책임준공 협약에 따라 신탁사는 그에 따른 원리금의 상당 부문을 보전해줄 책임이 있다"며 "책임준공 자체가 사업의 손실 보전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신탁사의 한 고위 임원은 "책임준공 확약은 준공을 보장한 것이지, 사업의 손실이나 (대주단의) 개발이익을 보전해 주는 계약이 아니라"며 "준공을 몇 개월 지연했다고 원리금을 다 청구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준공이 지연된 부문, 즉 대주단이 실제 입은 손해만 보전해 주겠다는 것이 신탁사의 입장이다"고 강조했다. 대주단과 신탁사 소송 결과는 건설사(시공사)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신탁사는 시공사와 별도로 책임준공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법원이 신탁사가 원리금을 모두 보전해야 한다고 판결하면, 신탁사는 시공사에 똑같이 원리금 보전을 요구할 것"이라며 "결국 연쇄적으로 건설사들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주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신탁사의 손해배상 책임범위 판결 결과에 따라 시공사의 손해배상 범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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