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의해야 할 자동차 `변속기 D` 사용

2024. 7. 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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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부 교수·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

자동차는 지난 130여년간 문명의 최고 이기로 사용돼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이 됐다. 국내의 경우 가구당 2대로 약 2600만대가 등록돼 있다. 이렇게 자동차가 생활필수품이 됐지만, 일선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사고로 생명을 잃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상황에 따라 문명의 '이기'가 아니라 '흉기'로 변하면서 무기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연간 자동차 사망자 수는 현재 약 2600명 수준이다. 이전에는 연간 5000명 이상으로 OECD 선진국 중 가장 최악의 국가였지만, 안전인프라 조성과 법적 제도적 기준 강화, 안전 홍보나 캠페인 활동 등으로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그러나 아직도 후진적이고 낙후된 시스템이 존재해 개선할 부분은 많다.

가장 낙후된 분야가 바로 운전면허제도라 할 수 있다. 단 13시간 만으로 면허를 취득할 수 있어 선진국 중 가장 낙후되고 후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호주의 2년, 독일의 3년은 고사하고 이웃 국가인 일본이나 중국 등에 비해서도 약 20%의 교육시간에 머문다. 중국은 면허 취득 비용도 많이 들고 기간도 수개월 이상 소요된다. 일본의 경우도 학원 합숙을 할 정도로 어렵다.

이렇게 짧은 우리의 교육시간으로 비상시 대처 방법은 물론 내 차의 내부 기능도 모르는 심각성을 안고 있다. 즉 기본 상식조차 모르는 심각성에 최근에도 어이없는 사망사고까지 발생하고 있다.

최근의 자동차는 거의 대부분이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있다. 자동변속기 D에 놓고 운전자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놓으면 자동으로 차량은 앞으로 나가게 되는 원리다. 그래서 차량이 밀려서 가다 서다를 반복할 경우 자연스럽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서 조금씩 자동으로 차량이 나간다.

이 경우 편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잘못하면 사고로 이어진다. 급한 마음이나 소홀한 생각에서 자신도 모르게 자동변속기 레버를 D에다 놓고 차량 문을 열고 몸은 빼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수년 전에 아파트에서 출근하는 남편에게 쓰레기를 버려달라고 부탁하면서 발생한 사고가 있었다. 차량을 운전하고 가면서 쓰레기 분리함에 쓰레기 봉지를 버리면서 급한 마음에 변속기를 D에다 놓고 몸을 내렸고, 차량은 앞으로 나가면서 벽에 몸이 끼게 돼 더욱 조였다. 수 시간 동안 끼여 있는 상태로 있다가 결국 사망하게 된 사건이다. 하필이면 1~2시간 동안 동네사람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면서 구출되지 못하고 결국 사망한 사건이다.

작년에는 수원 환승센터에서 변속기를 D에다 놓고 브레이크를 밟고 있던 버스 운전자가 손님을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버스 요금 문제로 잠깐 몸을 일으키려고 발을 떼면서 버스는 앞으로 나가게 됐고, 놀란 운전자가 운전석에 다시 브레이크를 밟으려다가 가속페달을 잘못 밟아 전방의 보행자를 치면서 1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모두가 자동변속기 레버를 D에다 놓고 자신도 모르게 소홀하게 다루다가 발생한 사고라 하겠다. 당연히 자동변속기 레버는 꼭 P로 옮기고 확실하게 주차브레이크까지 채운 후 운전석에서 안전하게 이동하는 '한 템포 느린' 운전을 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건을 보면서 아쉬운 부분은 도리어 수동변속기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자동변속기 차량 대비 약 20% 이상 연비도 좋고 200만원 이상 신차 가격도 낮으며, 고장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 최고의 장치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현재도 2대 중 1대는 수동변속기 차량이다. 특히 수동변속기는 운전자가 직접 동력을 끊는 만큼 급발진 사고 자체가 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아예 선택의 여지도 없다고 하겠다.

여유를 가지고 자동변속기 차량에 대한 냉정한 운전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항상 안전에 유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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