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도 안 된 코인 5개 상폐… 도마에 오른 거래소 검증력

김남석 2024. 7. 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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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가 내부 심사를 거쳐 상장한 코인이 1년도 되지 않아 상장폐지되는 등 거래소의 상장심사 능력이 도마위에 올랐다.

오는 19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거래소의 검증 및 시장 감시 능력에 대한 요구가 커졌지만, 금융당국은 규제 공백 등을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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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가상자산 거래소가 내부 심사를 거쳐 상장한 코인이 1년도 되지 않아 상장폐지되는 등 거래소의 상장심사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오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거래소의 검증 및 시장 감시 능력에 대한 요구가 커졌지만, 금융당국은 규제 공백 등을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거래소의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가상자산법 시행 이후에도 투자자 보호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2위 업체인 빗썸이 올해 상반기 거래지원종료(상장폐지)를 결정한 14개 코인 가운데 5개가 상장기간이 1년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상장폐지된 엔터버튼은 지난해 7월 상장된 뒤 올해 6월 폐지됐고, 산투스FC·FC포르투·SS라치오는 작년 7월 상장 후 올해 4월 폐지됐다. 지난해 3월 상장한 립체인도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지난 2월 거래지원이 종료됐다.

가상자산거래소는 지난 2022년 루나사태 이후 가상자산거래소자율협의체(닥사)가 제정한 '가상자산 상장·폐지 통합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내부 규정을 마련, 코인의 신규 상장과 폐지를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엄격한 기준'에 따라 상장과 폐지를 결정한다는 거래소의 설명과 달리 발행주체(재단) 신뢰성, 이용자 보호 장치, 기술 등의 심사를 거쳐 상장된 코인이 1년도 되지 않아 폐지되면서 거래소의 코인 검증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매출액(50억), 감사의견, 유동량(1%) 등 상장과 폐지 요건이 명확한 한국거래소와 달리 가상자산거래소가 내부 요건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가상자산거래소는 상폐 요인을 단순히 사업 지연 등 간략하게만 공지하고 있다.

투자유의종목 지정 요건도 '낮은 유동성' '시가총액이 크게 하락한 경우' '사업 진행이 미진한 경우' 등 불명료한 표현으로 투자자의 정확한 판단을 어렵게 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가 상폐를 결정한 이후에도 법적 다툼까지 발생하는 실정이다. 최근 빗썸이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한 엔터버튼은 법원에 상폐 효력 정지 가처분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빗썸 측은 "자체 거래지원 규정과 함께 거래지원 외부 전문가, 재단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프로젝트 거래지원을 결정한다"며 "거래지원 기간 여부와 상관 없이 재단의 프로젝트 개발 및 사업의 진척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투자자 피해가 예상되거나, 사업의 지속가능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9일 가상자산법 시행 이후 거래소가 미공개 정보 이용, 시세조종 매매 등 불공정 거래 감시 기능까지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검증능력 미흡이 드러난 거래소의 감시기능에도 불신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거래소의 검증 능력 자정도 필요하지만, 발행주체나 발행 이후 공시의무 등 규제 공백을 메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장 심사 단계에서 재단 등이 제시한 블록체인 개발 프로세스나 재단의 재무능력 등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감독해야 하는 금융당국은 가상자산거래소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상장심사 과정 등을 모니터링 하더라도 법률적으로 제재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거래소의 상장 및 폐지 가이드라인이 자율규제에 그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이현덕 금융감독원 가상자산감독국장은 "거래소의 내부 상장 기준을 살펴보려 해도 자료 제출 요구 권한조차 없다"며 "현재는 발행 공시 규제, 사업자 진입 퇴출 규제 등 가상자산법 제정 당시 나왔던 부대 의견에 따라 거래소를 지원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범사례에 맡기는 걸 기본으로 두고, 향후 상황에 따라 점검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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