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징크스 날리고, 프로 첫 우승 안긴 16번홀 350m 티샷 승부수···장유빈 “위축되면 안된다는 생각에 있는 힘껏 쳤어요”
14일 전북 군산시 군산 컨트리클럽 토너먼트 코스(파72)에서 열린 군산CC오픈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뛰는 장유빈은 공동 선두를 달리는 상황에서 코스를 세로로 길게 양분한 워터해저드가 자리잡은 16번홀(파5)에서 350m 짜리 장거리 티샷을 날려 페어웨이에 떨궜다. 여기가 승부처였다. 장유빈은 두 번째 샷을 홀 2.5m 거리에 붙여 이글 찬스를 잡았다. 장유빈은 이글 퍼트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버디를 더해 2타차 선두가 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02년생 신예 장유빈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장유빈은 14일 전북 군산시 군산 컨트리클럽 토너먼트 코스(파72)에서 열린 군산CC오픈 최종일 1언더파 71타를 쳤다. 장유빈은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3타를 줄인 2위 정한밀(14언더파 274타)을 2타 차로 따돌렸다.
장유빈은 당시 상황에 대해 “어제는 16번홀에서 해저드에 빠졌는데 여기에서 오히려 위축되면 안좋은 상황으로 갈 것 같았다. 핀이 어려운 위치였고, 멀리 가야 핀도 안 가려진다고 봤다. 뒷바람이 불어서 오른쪽 벙커를 넘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그냥 있는 힘껏 쳤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어 “이걸로 우승에 다가서겠다는 생각보다 상대 스코어를 모르는 상황에서 버디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샷이 성공해 편해졌다”고 말했다.
장유빈의 프로 첫 우승이었다. 이번 대회는 장유빈의 타이틀 방어전이지만, 당시에는 아마추어 초청 선수 신분이었다. 장유빈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작년 10월 프로로 전향했다. 이번 시즌 전반기 7차례 톱10 진입에 성공하며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준우승만 3번 했다. 앞선 대회인 지난달 30일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에서는 마지막날 4타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던 아픔도 있었다.
장유빈은 “지난주 역전패 기억을 털어낸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제 자신과 싸움이었다”며 “역전으로 우승을 놓친 뒤 많이 힘들었다. 이렇게 바로 다음 시합에서 우승한게 제 커리어에서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3타 차 선두로 출발한 이날 경기도 초반 흔들렸다. 하지만 오히려 마음은 편했다고 한다. 장유빈은 “올해 우승 경쟁을 한 대회에서 마음은 가장 편했다. 초반 스코어가 좋지 않았지만, 1~4번홀에서 (우승한)작년과 동일한 스코어가 나왔다. 작년에는 더 힘든 상황에서도 우승했는데 올해도 못할 것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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