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촬영 소품 총에서 실탄 발사... 알렉 볼드윈 과실치사 혐의 벗었다
영화 촬영용 소품이었던 권총에서 실탄이 발사되면서 촬영 감독이 숨지는 바람에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미국 배우 알렉 볼드윈(66)이 형사 처벌을 피하게 됐다. 기소가 기각됐다는 판결이 나오자 볼드윈은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뉴멕시코 지방법원의 메리 말로우 서머 판사는 12일 볼드윈 사건을 공소 기각했다. 공소 기각은 형사 소송에서 절차상 중요한 결함이 있는 경우 유무죄 판단을 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시키는 법원 결정을 의미한다. 볼드윈 측은 영화 세트장에 문제의 실탄이 어떻게 반입됐는지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증거를 검찰이 은폐했다고 주장했는데, 이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사건은 앞서 2021년 10월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에서 진행된 영화 ‘러스트’ 촬영장에서 일어났다. 당시 주연 배우였던 볼드윈이 소품용 권총을 쏘는 장면을 연습하던 도중 실탄이 발사된 것이다. 이에 헐리나 허친스 촬영감독이 가슴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볼드윈은 당시 “영화 제작진으로부터 실탄이 없는 총이라고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뉴멕시코주 검찰은 볼드윈의 부주의 때문에 허친스가 사망하게 됐다고 보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재판의 결과를 가른 것은 증거품인 ‘총알’이었다. 사건을 처음 조사한 샌타페이 보안관 사무실이 촬영 현장에서 사용됐던 실탄 뭉치를 증거로 확보했는데도, 검찰이 이를 사건 증거 목록에 올리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대해 볼드윈 측은 검찰의 ‘증거 은폐’ 때문에 총알이 촬영장에 어떻게 반입됐고 또 총에 어떻게 들어갔는지를 재판 과정에서 전혀 밝힐 수가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서머 판사는 뒤늦게 증거로 제출된 총알이 사고 당시 발사된 총알과 같은 종류라는 것을 확인한 뒤, “재판 과정에서 이 증거가 늦게 발견돼, 증거의 효과적인 사용을 방해했고 절차의 근본적인 공정성에 영향을 미쳤다”며 볼드윈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검찰의 증거 은폐) 행위가 악의적이지 않더라도, 명백한 편견으로 보일 정도로 악의에 가까운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판결이 나오자 볼드윈은 안경을 벗고 흐느낀 뒤 피고인석 뒤에 있던 아내와 포옹했다. 이번 결정으로 볼드윈에 대한 형사 기소는 완전히 종결됐다. 유죄가 선고됐다면 볼드윈은 최대 18개월 동안 감옥 생활을 해야 했다. 다만 이 사건과 관련된 민사 소송은 아직 남았다. 허친스 촬영감독의 남편은 앞서 볼드윈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볼드윈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던 영화의 무기 소품 책임자 구티에레즈 리드는 지난 4월 재판에서 1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뉴멕시코 검찰 측은 재판 후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문제의 총알이 법원에 정상적으로 제출됐다 해도, 볼드윈의 유무죄엔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법원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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