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암살 시도 부른 ‘정치 양극화’, 폭력은 민주주의 파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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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를 코앞에 둔 중요 정치집회에서 연설을 하다 암살당할 뻔했다.
발사된 총알이 불과 몇㎝만 비켜 날아갔어도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리는 큰 비극이 발생할 수 있었다.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사실상 '내전 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 정치가 양극화돼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200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2024) 등 주요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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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를 코앞에 둔 중요 정치집회에서 연설을 하다 암살당할 뻔했다. 발사된 총알이 불과 몇㎝만 비켜 날아갔어도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리는 큰 비극이 발생할 수 있었다.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사실상 ‘내전 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 정치가 양극화돼 있기 때문이다. 같은 문제로 시름하는 한국도 더 늦기 전에 정치 갈등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13일(현지시각) 오후 6시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단에서 연설을 하던 도중 총성이 울려 퍼졌다. 깜짝 놀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단 아래로 몸을 숨겼고, 경호원들이 재빨리 달려와 그를 감쌌다. 그는 몇시간 뒤 소셜미디어에 “총탄이 내 오른쪽 귀 윗부분을 뚫었다”며 “미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적었다.
국제사회는 이번 미국 대선을 ‘신냉전’ 시기 대외정책 방향을 사실상 결정짓는 중요 ‘변곡점’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국내 정치에서 갖는 의미는 크게 달랐다. 이날 충격적인 사태에서 보듯 인종·성소수자·이민·임신중지 등 핵심 이슈에서 서로 다른 ‘국가 정체성’을 주장하는 집단이 사실상 총성 없는 내전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경제적 이해관계를 둘러싼 일반적 갈등과 달리 정체성을 둘러싼 싸움은 해법 마련이 어렵고 쉽게 극단화될 수 있다. 미국의 정치 갈등이 쉽게 치유하기 힘든 ‘병적인 단계’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번 사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해온 저소득·저학력 백인 노동자들은 더욱 단결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정치 양극화도 위험 수위에 도달해 있다. 2022년 퓨리서치센터 조사를 보면, 전세계 주요 19개국 가운데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이들과 갈등이 가장 심한 국가 가운데 2위는 미국, 1위가 한국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200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2024) 등 주요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점점 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공존하기 힘든 사회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정이 심각하지만 여야 모두 눈앞의 승리를 위해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 최근엔 ‘가짜 뉴스’까지 등장하며 이런 경향이 증폭되는 중이다. 정치는 대화를 통해 타협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더 늦기 전에 정치의 본질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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