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50cm 퍼트 놓치고 눈물 흘린 장유빈… 군산CC오픈 2연패로 프로 첫 우승
“지난 1년간 이렇게 우승하기 어려운가 걱정할 때도 잦았지만 결국 불안을 이겨낼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33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에 섬세한 쇼트게임까지 진가를 드러내면 PGA급 경기를 보여주는 장유빈(22·신한금융그룹)이 올해 프로 첫 우승에 성공했다. 2주 전 역전패로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친 터라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바로 다음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장유빈은 14일 전북 군산CC(파 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군산CC 오픈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장유빈은 2위 정한밀(33·14언더파)을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섰다.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이 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날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프로 데뷔 첫 승이자 통산 2승째를 달성했다. 이 대회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장유빈이 처음이다.
장유빈은 처음 우승했던 지난해처럼 가족에 대한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저를 골프의 길로 이끌어주시고 늘 응원해주신 할아버지, 할머니와 대회장에 늘 같이 오시는 어머니, 고모에게 감사드린다”며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께 우승의 기쁨을 바친다”고 했다. 장유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각각 테니스와 정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골프를 좋아한다. 장유빈이 일곱 살 때 처음 골프 연습장에 데리고 간 이후 골프를 좋아하는 손자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장유빈이 184cm, 80kg의 당당한 체격에 뛰어난 운동 신경을 갖춘 것도 이런 내력 덕분이다. 장유빈의 아버지는 지난해 봄 세상을 떠났다.
올 시즌 장유빈은 열두 대회에서 8번이나 톱10에 올랐다. 이 대회 직전까지 준우승 세 번, 3위 한 번, 4위 두 번을 했다.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지만, 정상 문턱에서 번번이 무너졌다. 특히 직전 비즈플레이·원더클럽 오픈에서는 4타 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섰지만 18번 홀(파)에서 50㎝도 안 되는 파 퍼트를 놓쳐 연장에 끌려가고 나서 허인회(37)에게 우승을 내줬다. 이날도 장유빈은 3타 차 선두로 출발했지만 2번 홀(파5)에서 티샷이 페널티 구역에 들어가면서 더블보기를 기록하는 등 8번 홀(파3)까지 3타를 잃었다.
하지만 9번 홀(파5·596야드)에서 반전을 이뤘다. 337야드의 티샷이 러프에 들어갔지만, 뒷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230야드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홀 30㎝에 붙으면서 이글을 뽑아냈다. 1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정한밀과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승부처는 16번 홀(파5·563야드)이었다. 전날 더블 보기를 범한 이 홀에서 장유빈은 티샷을 383야드 페어웨이에 보낸 데 이어 176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3m에 붙이고 2퍼트로 1타를 더 줄였다. 정한밀은 17번 홀(파3)에서 보기를 하며 2타 차로 벌어졌다. 이번 대회 총상금은 기본 7억원에 각종 수익금을 보탠 9억7929만원이었다. 장유빈은 우승 상금으로 1억9585만원을 받았다. 장유빈은 이로써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 상금 랭킹 2위를 달렸다. 상금 1위 김민규는 이날 공동 6위(11언더파) 상금 3016만원을 보태 시즌 상금 8억원을 돌파(8억244만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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