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폐지 줍는 노인 1400명… 복지·안전 사각지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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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에 사는 명모(82) 할머니는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1인 가구다.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거나 각종 안전사고 위험이 큰 만큼, 폐지 수집 노인들을 위한 복지·안전 지원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폐지 수집 노인들의 어려운 생계와 안전사고 위험 등에 대비해, 보건·복지서비스를 지속 연계하는 한편, 폐지 수집보다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 등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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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대상서 제외 사례… 교통사고 등 안전 위험 우려
대전 동구에 사는 명모(82) 할머니는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1인 가구다. 폐지 수집과 기초연금 30만 원이 유일한 소득이다. 생활비 부담은 커져만 가는데, 할머니의 치매 증상은 점차 심해졌다. 작년 초겨울 고장난 보일러를 고칠 여유도 없어 한파를 그대로 견뎠다. 그러던 중 이웃이 도움을 건넸다. 어려운 사정을 동사무소에 알려, 명 할머니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된 것이다. 따뜻한 관심과 발 빠른 지원은 지자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이처럼 폐지를 주워 생계를 꾸리는 노인이 전국 1만 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거나 각종 안전사고 위험이 큰 만큼, 폐지 수집 노인들을 위한 복지·안전 지원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의 '폐지수집 노인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폐지 수집 노인은 1만 4831명으로 집계됐다. 충청권에서만 1402명에 달했다. 대전 405명을 포함, 충남 499명, 충북 474명, 세종 24명 등이다.
대전에선 전체 폐지수집 노인 중 절반 이상이 여성(236명·58%)이었다. 남성은 이보다 적은 169명(42%)이었다. 평균 연령은 78.07세에 이른다. 자치구별로 보면 동구가 110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구 98명, 서구 83명, 유성구 68명, 대덕구 46명 순이었다.
문제는 어렵게 생계를 이어나가도 기초생활수급자 선정 등 지원에서 제외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대전 폐지수집 노인 405명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135명, 차상위계층은 47명에 그쳤다. 명 할머니 또한 어려운 가정환경이지만 2년여 전 주거급여와 차상위계층을 신청했을 당시 소득인정액 초과로 부적합 판정을 받기도 했다.
교통사고 위험도 도사린다.
이달 초 대덕구에서는 도로에서 폐지 수레를 끌고 가던 80대 여성 A 씨가 트럭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 씨는 2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혼자 폐지를 모아 팔며 생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현행법상 폐지 수집 노인들은 대부분 차도로 다닐 수밖에 없어 교통사고 위험이 큰 상황이다. 현 도로교통법상 1m 이상 손수레는 차로 분류돼 인도 통행이 불법이다. 여기에 늦은 밤과 새벽에 폐지 수집을 많이 하는 만큼 위험도는 더 올라간다. 관련 안전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보건당국은 폐지 수집 노인들의 어려운 생계와 안전사고 위험 등에 대비해, 보건·복지서비스를 지속 연계하는 한편, 폐지 수집보다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 등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촘촘한 복지 울타리를 위해 지자체 차원의 맞춤형 서비스 강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폐지 수집 어르신 중 일자리 연계 외에도 필요한 복지 서비스가 다 다른 만큼 세심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일자리 연계 사업뿐 아니라 어르신 각자의 상황에 필요한 지원을 위해 상담 서비스 등이 연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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