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모든 전자기기에 온디바이스 AI 심을 것"
PC·자동차 공략… 영역 확장
한국과 파트너십 발전 기대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인간-컴퓨터 인터페이스(HCI)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면서 산업 전체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AI 스마트폰에 이어 AI PC가 나왔고, 다음에는 자동차와 각종 웨어러블까지 엣지 전반에 온디바이스AI가 스며들 것입니다."
최근 한국을 찾아 본보와 인터뷰를 가진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AI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우리 모두 새로운 혁신 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며 "과거 주요 전환기 때처럼 업계 리더가 바뀔 수 있는 리셋의 순간이 다시 왔다.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활용하는 곳들에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평했다.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의 경쟁력을 뒷받침해 온 퀄컴의 반도체 설계 역량은 삼성전자와 함께 첫 AI 스마트폰을 탄생시켰다. 나아가 최근에는 오픈AI의 '뒷배'로서 생성형AI 시장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AI PC인 '코파일럿+(플러스) PC'를 새롭게 선보였다.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 전환 흐름을 노려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인텔과 AMD가 양분하고 있는 윈도우PC용 프로세서 시장까지 공략 범위를 넓힌 것.
아몬 CEO는 "AI 스마트폰의 등장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전환 이후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AI PC 또한 윈도우95 등장 이래 이 영역에 가장 큰 변화를 불러오면서 우리가 리더십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평적인 오픈 플랫폼 기반으로 이런 생성형AI 혁신을 효율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기반기술을 제공하는 게 퀄컴의 목표이자 방향이다. 직접 AI모델이나 엔드 디바이스를 만드는 건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과 기계가 소통하는 중심에 AI가 자리하면서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자 경험에 구조적인 변혁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과 PC의 AI 에이전트가 다양한 정보와 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연결·구동하는 식이다. 업무 생산성뿐 아니라 게이밍에 있어서도 NPC(논플레이어블캐릭터)가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다. 자동차도 또 하나의 컴퓨팅 플랫폼이 되면서 자율주행용 카메라의 활용도도 다양하게 확대된다.
착용자의 시야 내 사물·인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글래스 등 웨어러블 기기와, 가상·증강현실(VR·AR)을 포함한 공간컴퓨팅 또한 AI로 새로운 도약이 예상되는 분야다. 이렇듯 다양한 수요에서 각각의 기기 크기 제약과 전성비 및 발열제어 등을 충족하며 AI 연산 등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은 퀄컴의 몫이다. 그 선봉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플랫폼과 헥사곤 신경망처리장치(NPU)가 서 있다.
아몬 CEO는 "AI모델들은 대형언어모델(LLM)과 소형언어모델(SLM) 등 모델 규모뿐 아니라 오픈모델 및 정부 차원 모델 개발도 늘어나면서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여러 환경의 HCI가 AI로 자연스럽게 발전하면서 이를 자국 언어 등에 맞춰 쓸 수 있게 하는 데 각국 정부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개방적인 반도체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부연했다.
가트너 등은 AI PC에 특화된 AI 소프트웨어 등의 부족으로 인해 현재로선 실질적인 이점이 부족한 것을 지적한다. 하지만 아몬 CEO는 이 또한 금세 해결될 것으로 낙관한다. "과거 스마트폰 등장 초기를 떠올려보라. 비슷비슷한 앱 10개 정도만 있었는데 어느새 수많은 앱 생태계가 조성됐다"며 "AI PC 또한 반년만 지나도 애플리케이션이 급증하면서 완벽하게 PC 사용성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AI가 각종 기기에서 끊김 없이 구동되면서 모든 작업을 지원함으로써 지능형 컴퓨팅이 모든 곳에 존재하게 될 것"이라며 "퀄컴에 있어 한국은 따로 떼어놓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곳이다. 향후 AI 여정을 거듭해나가면서 한국과의 파트너십이 여러모로 더욱 발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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