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잭팟' 체코 원전수주 이르면 이번주 발표

17일 각료 회의서 공개 가능성
프랑스 제치고 막판 역전 기대
성사되면 15년 만에 원전 수출

총사업비가 최소 30조원으로 추정되는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소 수주전 결과가 이르면 17일(현지시간) 발표된다. 프랑스 전력공사(EDF)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대역전극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 이후 15년 만에 '잭팟'을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모습이다.

14일 정부와 원전업계 등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17일 내각이 참여하는 각료회의를 개최한다. 신규 원전 최대 4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와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또는 이후 열리는 각료회의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매일경제가 입수한 체코 정부의 각료회의 안건 자료에 따르면 이날 체코 산업통상부는 국가 에너지 정책에 대해 보고할 예정이다. 앞서 올해 초 체코 정부는 탄소 감축을 위해 2033년까지 석탄발전을 중단하고 원전과 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늘린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050년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36~50%로 제시했다.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43~56%다. 석탄과 천연가스 발전은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올해 초 체코 정부는 현재 두코바니와 테믈린에 운영 중인 원전 6기를 최대 10기로 확대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배제돼 현재 수주전은 한수원(한국)과 EDF(프랑스) 2파전으로 치러지고 있다.

한국은 한수원, 한전기술,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으로 팀코리아를 결성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내년 3월 최종 계약서에 서명을 하게 된다. 착공은 2029년 예정이며 원전 가동 예상 시점은 2036년이다.

원전 수출 역사는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4기 수주 이후 멈춰 있다. 간혹 기자재를 수출하기도 했지만 한국형 원자로 수출은 15년간 끊겨 있었다. 한수원은 이번 입찰에 한국형 원자로인 APR1000을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막판 수주전에 힘을 보탰다. 지난 1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워싱턴DC를 방문한 윤 대통령은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신규 원전사업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시공능력과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한 바 있다.

[문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