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수익성 잡은 착한 배달앱 '대구로'

우성덕 기자(wsd@mk.co.kr) 2024. 7. 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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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호출·음식배달 척척
대구시민 4명 중 1명꼴 이용
애물단지 타 공공앱과 대조
수수료 낮아 지역경제 상생
대리운전·꽃배달로 영역 넓혀

대구 신세계백화점 임직원들은 이달부터 업무용 호출 택시를 기존 '카카오 택시'에서 '대구로 택시'로 변경했다. 대구로 택시는 2022년 12월 대구시가 출시한 공공 택시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대구 신세계백화점이 업무용 호출 택시를 변경한 건 카카오 택시의 사용 방법과 거의 동일해 불편함이 없고 지역에 기여한다는 홍보 효과도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결정으로 대구 신세계백화점은 임직원 200여 명이 월평균 100회 이상 대구로 택시를 이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대구로 택시는 배달 등이 가능한 공공 앱 '대구로'를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임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다른 기능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구시의 공공 앱 대구로가 시민들과 공공기관, 지역 기업 등의 적극적인 이용 참여로 대구시의 모바일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만든 공공 앱 대부분이 고전을 면치 못하거나 폐지되고 있지만 대구만큼은 예외다. 대구로는 2021년 8월 배달 앱으로 처음 출시된 이래 택시 호출과 꽃 배달 서비스에 이어 최근에는 대리운전 서비스까지 출시하면서 거대 민간 플랫폼 기업들의 강력한 대항마로 급성장하고 있다.

14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로'의 회원 가입자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54만6000명이다. 이는 대구시 전체 인구가 236만명이고, 만 19세 이상 성인이 200만명인 걸 감안하면 대구시의 성인 4명 중 1명은 가입한 셈이다. 대구로에 탑재된 서비스는 배달, 택시 호출, 대리운전, 전통시장 장보기, 음식점 예약, 아동급식카드 결제 등 여섯 가지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성장세가 눈에 띄는 건 택시 호출 서비스다. 전국 택시 호출 시장의 90% 이상을 카카오가 장악하고 있지만 대구로 택시가 꾸준히 지역 내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대구 전체 운행 택시 중 대구로 택시에 가입한 택시는 89%(1만2004대)로 하루 평균 호출은 6741건에 달한다. 대구 지역 하루 평균 택시 호출이 4만2000건인 걸 감안하면 시장 점유율이 16%가량 되는 셈이다. 대구로 택시는 다른 택시 호출 플랫폼과 달리 승객에게 호출 비용을 받지 않고 택시기사에게 콜당 200원, 월 최대 3만원의 수수료만 받는다. 카카오 택시는 현재 법인에서 3.3%, 개인에게서 4.8%의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비난이 거세지자 수수료를 동일하게 2.8%로 낮춘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카카오 택시가 수수료를 내린 것이 대구로 택시와 경쟁 구도가 형성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과 공공기관의 참여도 대구로 택시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대구로 택시를 타고 롯데아울렛 이시아폴리스점을 방문하면 연말까지 아메리카노를 무료 증정하는 행사를 마련해 착한 소비에 힘을 보태고 있고, 올해 초에는 대구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12곳도 대구시와 협약을 맺고 대구로 택시 이용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로의 배달 서비스 역시 배달의민족 등 민간 배달 앱들과의 경쟁 속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대구로를 통한 배달 주문은 하루 평균 6625건으로 시장 점유율은 10%나 된다. 이는 부산과 강원, 충남에서 공공 배달 앱이 폐지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성공이다. 경기도의 공공 배달 앱인 '배달특급'도 점유율은 1~2%에 불과하다. 대구시는 공공 앱을 통한 배달 서비스가 민간 앱 대비 수수료가 8~12%포인트 저렴한 만큼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그동안 최소 114억원 이상 절감해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로는 착한 소비를 실천하겠다는 시민들과 지역 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함께 대구시의 철저한 관리, 민간 위탁업체의 노력 등 삼박자가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대구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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