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연체율 10분기만에 하락
금융당국, 건전성 강화 압박에
연체채권 매각 나선 영향 분석
경영평가 대상 은행들도 줄듯
PF평가 나오면 부실확대 염려
"저축銀, 건전성 우려 진행중"
경기 부진과 고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오던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2년6개월여 만에 소폭이긴 하지만 하락했다. 부실 정리 등을 통해 건전성을 개선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저축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연체채권 상·매각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연체율 등을 기준으로 하는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 추가 대상도 10여 곳에서 2~3곳으로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고, 진행 중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결과가 2분기 실적에 반영되면 부실채권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게 주된 이유다. 여기에 더해 최근 '진성매각'(자산이 실질적으로 팔리는 것) 논란에 부동산 PF 정상화 펀드 운영 방식이 달라지면 저축은행의 연체채권 상·매각 움직임도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14일 금융권·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8.3%로 3월 말(8.8%) 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2022년 말까지만 해도 3.41%에 머물렀던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말 6.55%로 치솟은 뒤 올해 1분기에는 8%대를 돌파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들이 올 2분기 중 연체채권에 대한 상·매각을 진행하면서 연체율이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저축은행은 지난달 민간 부실채권 매각사(F&I)에 1360억원 규모의 개인과 개인사업자 부실채권을 팔았다. 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도 같은 달 1500억원 규모의 저축은행 부실채권을 인수했다. 저축은행업권은 두 차례에 걸쳐 저축은행의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약 5400억원 규모의 부동산 PF 정상화 펀드를 조성했고, 지난달까지 모두 집행을 마쳤다.
금감원은 지난달 말 부실 저축은행 3곳을 대상으로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했다. 경영실태평가는 현장검사로, 평가 결과가 일정 기준에 미달할 경우 강제 경영 개선 조치인 '적기시정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 금감원이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경영실태평가에 나선 것은 10여 년 만이다. 금감원은 분기마다 저축은행의 부실을 점검해 경영실태평가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연체율 상승세가 일단 멈추면서 향후 경영실태평가 대상 기업들도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금감원은 2개 분기 연속으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이 20% 이상을 기록하면 경영실태평가 대상으로 보고 있는데, 3월 말 기준 이 조건을 맞추지 못한 저축은행이 10여 곳에 달했다. 금융업권에서는 연체율 하락에 따라 경영실태평가 대상 기업이 2~3곳 정도 추가되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실태평가 등 금융당국 조치를 전후해 저축은행들의 부실채권 상·매각이 더 활발해졌다"며 "건전성 관리 강화에 대한 금융당국의 메시지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축은행 부실 우려는 앞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달 초 저축은행은 부동산 PF 사업장 평가를 완료했는데, 그 결과에 따라 부실채권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도 해당 사업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현장조사 등을 통해 점검하고, 오는 26일 평가 결과와 충당금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그 결과는 8월에 발표될 저축은행 2분기 실적에 대거 반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이 소폭 하락하기는 했으나 부실채권비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저축은행을 포함한 2금융권의 건설·부동산업 연체율은 각각 7.42%, 5.86%로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저축은행의 건설·부동산업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같은 기간 각각 19.75%, 14.26%로 역시 가장 높았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서 조성한 부동산 PF 정상화 펀드의 진성매각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도 변수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이 자기자금으로 출자한 펀드 중 일부에 자사의 부실채권을 옮겨 두면서 일시적으로 건전성을 제고시키는 편법을 부렸다고 보고 있다. 실제 2차 펀드 5100억원 가운데 2300억원 규모의 펀드는 출자 저축은행의 채권 매각 비중이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업권은 3차 펀드 조성에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유준호 기자 /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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