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오른 트럼프 총격범 못봤다?…"저기 총 든 사람" 외쳤지만

정혜인 기자 2024. 7. 1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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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유세 연설 시작 약 10분 만에 총격 피해를 본 것과 관련 현지 당국의 '보안 실패' 논란이 제기됐다.

CNN·BBC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시민들의 경고에도 미국 백악관 비밀경호국, 연방수사국(FBI), 펜실베이니아주 경찰 등은 총격 발생 전까지 총격범이 유세 현장 인근 건물 옥상에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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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피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유세 연설 시작 약 10분 만에 총격 피해를 본 것과 관련 현지 당국의 '보안 실패' 논란이 제기됐다. CNN·BBC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시민들의 경고에도 미국 백악관 비밀경호국, 연방수사국(FBI), 펜실베이니아주 경찰 등은 총격 발생 전까지 총격범이 유세 현장 인근 건물 옥상에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현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경찰관들이 현장에 모여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발생한 총격으로 귀 부분을 다쳐 피를 흘리며 대피했으며 총격범 등 2명은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AP=뉴시스

유세 현장 밖에서 총격 사건을 목격한 그레스 스미스는 BBC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되고 5분쯤 지나서 총격범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옆에 약 15m 떨어진 건물의 지붕 위로 곰처럼 기어 올라가는 남자를 봤다. 그는 소총을 들고 있었다"며 "우리는 그를 가리키며 아래층에서 돌아다니는 경찰을 향해 '지붕 위에 소총을 든 사람이 있다'고 외쳤다. 하지만 경찰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고 전했다.

스미스는 3~4분 동안 당국에 이를 경고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그는 "경찰은 지붕 경사 때문에 (용의자를) 보지 못한 것 같다. 왜 이 모든 지붕에 비밀경호국 요원을 두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한 뒤 "이곳(유세 현장)은 그렇게 큰 곳이 아니다. (이번 총격 사건은) 100% 경호 실패"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경호를 맡았던 전 비밀경호국 요원인 조셉 라소르사는 로이터에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이번 사건으로 대통령 경호와 보안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보안이 현직 대통령과 비슷한 수준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총격 사건 직후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와 그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비밀경호국 수장의 사임을 촉구했다.

트럼프 총격 사건 현장/그래픽=김현정

미국 당국은 총격범이 있었던 옥상 건물은 경호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도 이번 사건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것을 일부 인정했다. 또 범행동기, 총격 당시 상황 등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까지 최대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혀 보안 당국을 향한 질타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FBI 특수요원 케빈 로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격범이 유세 현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여러 발을 사격했다는 것에 대해 "놀랍다"고 답했다. 또 총격 발생 당시 총격범의 존재를 알았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총격범을 사전에 막지 못한 실수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의 조지 비븐스 중령도 보안 실패를 인정하듯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앞으로 무엇을 더 개선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조만간 비밀경호국, 국토안보부, FBI 관계자를 불러 이번 사건 관련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고, 민주당 소속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도 "보안 실패"를 주장하며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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