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오른 트럼프 총격범 못봤다?…"저기 총 든 사람" 외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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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유세 연설 시작 약 10분 만에 총격 피해를 본 것과 관련 현지 당국의 '보안 실패' 논란이 제기됐다.
CNN·BBC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시민들의 경고에도 미국 백악관 비밀경호국, 연방수사국(FBI), 펜실베이니아주 경찰 등은 총격 발생 전까지 총격범이 유세 현장 인근 건물 옥상에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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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유세 연설 시작 약 10분 만에 총격 피해를 본 것과 관련 현지 당국의 '보안 실패' 논란이 제기됐다. CNN·BBC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시민들의 경고에도 미국 백악관 비밀경호국, 연방수사국(FBI), 펜실베이니아주 경찰 등은 총격 발생 전까지 총격범이 유세 현장 인근 건물 옥상에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유세 현장 밖에서 총격 사건을 목격한 그레스 스미스는 BBC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되고 5분쯤 지나서 총격범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옆에 약 15m 떨어진 건물의 지붕 위로 곰처럼 기어 올라가는 남자를 봤다. 그는 소총을 들고 있었다"며 "우리는 그를 가리키며 아래층에서 돌아다니는 경찰을 향해 '지붕 위에 소총을 든 사람이 있다'고 외쳤다. 하지만 경찰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고 전했다.
스미스는 3~4분 동안 당국에 이를 경고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그는 "경찰은 지붕 경사 때문에 (용의자를) 보지 못한 것 같다. 왜 이 모든 지붕에 비밀경호국 요원을 두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한 뒤 "이곳(유세 현장)은 그렇게 큰 곳이 아니다. (이번 총격 사건은) 100% 경호 실패"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경호를 맡았던 전 비밀경호국 요원인 조셉 라소르사는 로이터에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이번 사건으로 대통령 경호와 보안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보안이 현직 대통령과 비슷한 수준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총격 사건 직후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와 그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비밀경호국 수장의 사임을 촉구했다.
미국 당국은 총격범이 있었던 옥상 건물은 경호 구역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도 이번 사건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것을 일부 인정했다. 또 범행동기, 총격 당시 상황 등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까지 최대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혀 보안 당국을 향한 질타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FBI 특수요원 케빈 로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격범이 유세 현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여러 발을 사격했다는 것에 대해 "놀랍다"고 답했다. 또 총격 발생 당시 총격범의 존재를 알았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총격범을 사전에 막지 못한 실수를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의 조지 비븐스 중령도 보안 실패를 인정하듯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앞으로 무엇을 더 개선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조만간 비밀경호국, 국토안보부, FBI 관계자를 불러 이번 사건 관련 청문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고, 민주당 소속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도 "보안 실패"를 주장하며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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