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정봉주도 통과… 명심·투쟁만 남은 野 최고위원 예비경선

"김건희 정권 목표는 김건희 살리고 이재명 죽이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예비경선에서 13명 예비후보 중에서 본선에 오를 8명의 후보를 확정했다. 왼쪽부터 전현희, 한준호, 강선우, 정봉주, 김민석, 민형배, 김병주, 이언주 의원. 뉴스1

'명심(이재명 전 대표의 의중)'을 내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예비후보들이 모두 예비경선을 통과했다. 특히 막말 논란으로 총선 공천이 취소됐던 정봉주 전 의원도 강한 투쟁력을 앞세워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반면 지방분권이나 청년정치를 내세운 예비후보들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최고위원 예비경선을 치렀다. 투표 결과 총 13명의 예비후보 중에서 본선에 오를 후보는 (기호순) 전현희 한준호 강선우 정봉주 김민석 민형배 김병주 이언주 등 8명으로 압축됐다. 현역의원이 아닌 원외인사로는 정봉주 후보가 유일하다. 예비경선에는 당 중앙위원과 권리당원 투표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컷오프를 통과한 후보들 대부분은 이 전 대표와의 인연이나 이 전 대표를 수호하겠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민형배 후보는 이 전 대표를 정치검찰에 잡힌 '인질'에 비유하며 "이재명 인질 구출작전을 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언주 후보는 "이재명에 대한 사법 탄압은 당의 문제"라며 "제가 지도부에 가면 전략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심지어 강선우 후보는 윤석열 정부를 '김건희 정권'이라고 칭하며 "목표는 오직 김건희 살리기와 이재명 죽이기"라면서 "오직 자기보호 본능만 남아있는 용산의 저 괴물, 이 전 대표와 손잡고 저 강선우가 쓰러트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탄핵'도 빈번히 언급됐다. 4선 김민석 후보는 풍부한 원내 경험을 기반으로 '폭풍정권 조타수'를 자임했다. 김 의원은 "폭풍정국이 예측불허다. 대선 시기를 장담 못할 정도"라며 "검증된 일꾼 김민석을 민주당 4대 집권 준비위원장으로 임명해달라"고 호소했다. 정봉주 후보는 "입으로 하는 탄핵, 입으로 하는 윤석열 끝장이 아닌 진정으로 투사의 모습, 전사의 모습이 무엇인지 앞장서서 보이겠다"며 "현역 의원들은 탄핵을 말하는 것을 불편해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후보는 "다시 감옥에 가는 한이 있더라도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는 데 정봉주를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최고위원 후보들이 모두 '이재명 수호'를 내걸고 친이재명(친명)계를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에 "다 친국민, 친민주당을 그렇게 표현한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도 누구를 찍을지 결정을 못 했다"며 특정 후보에게 의중이 기운 상태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예비경선 통과자 8명 가운데 내달 18일 당원대회를 통해 5명이 최고위원에 선출된다. 당대표 선거와 동일하게 대의원 14% 권리당원 56% 국민 30%의 투표가 반영된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