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배당 ETF가 美 수익률 앞질렀다

TIGER ETF 38%로 가장 높아
39개 중 26개 연수익 10% 넘어
밸류업 수혜 증권주 급등 영향
올들어 수천억대 뭉칫돈 몰려
MKF배당귀족 13% 수익률 선전

정부가 고배당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구체화하면서 밸류업 수혜주에 투자심리가 쏠리자 올해 고배당주에 골고루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두 자릿수 수익률을 거두며 순항 중이다. 특히 주요 상위권 종목은 미국 배당주에 투자하는 ETF 수익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고배당 ETF로 분류되는 39개 종목 가운데 26개 종목의 연초 대비 수익률이 12일 기준 10%를 넘었다. 특히 이 기간 상승률이 38.13%에 달한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을 포함해 20%를 돌파한 종목도 5개나 됐다.

눈에 띄는 것은 고배당 ETF 중 수익률 상위 1~7위를 국내 배당주 ETF가 휩쓸었다는 것이다. 미국 주식을 담은 'KODEX 미국배당프리미엄액티브'는 18.43%로 전체 39개 가운데 7위에 머물렀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고배당 ETF 실적이 고공 행진한 데는 대표적인 배당주인 증권주가 최근 급상승한 것이 영향을 줬다. 실제로 삼성증권이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한 달간 22.50% 상승하며 가장 많이 올랐고, 대신증권과 키움증권도 각각 11.52%, 11.19% 상승했다.

증권주가 약진한 원인으로는 우선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꼽힌다.

최근 발표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투자자에게 제시한 밸류업 공시 기업 중 직전 3년 대비 5% 넘게 주주환원(배당·자사주소각)을 확대한 기업에 주주환원액 증가분의 5%를 세액공제해 법인세 부담을 줄이고, 배당소득세를 분리과세해 주주에게 매기는 세율을 대폭 낮춰주기로 했다.

그동안 증권사를 짓눌렀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부담이 최근 정부가 발표한 PF 정상화 방안에 따라 해소됐다는 점도 주가에 좋은 영향을 끼쳤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2023년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았기에 추가 적립 규모는 유의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반기 금리 인하 효과로 업계 전반의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고배당 ETF의 수익 호조 덕에 투자금 유입도 활발하다. 'ARIRANG 고배당주'에는 최근 한 달 새 797억원이 순유입됐다. 올 초부터 유입된 총금액이 1568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금융 관련주가 급격히 뛴 최근 들어 자금이 집중된 셈이다. 고배당 ETF 수익률 톱을 기록한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에도 올 들어 자금 1185억원이 들어왔다. 지난달 25일 상장한 'SOL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에는 약 3주 만에 114억원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표적인 고배당 ETF인 'TIGER MKF 배당귀족 ETF'는 같은 기간 수익률 12.89%를 거두며 선전했다. 이 ETF는 꾸준한 이익을 내면서 지속적으로 배당을 늘려 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대표 배당성장주 30개를 편입하고 있다.

[김태성 기자 / 최근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