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두 수성 최대 위기, 윤영철까지 부상 병동 합류… 날씨마저 이범호 구상 외면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는 13일 현재 51승35패2무(.593)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권인 삼성·두산과 경기차는 4.5경기, 4위인 LG와 경기차는 5.5경기다. 아직은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경기차다. 하지만 정작 상황은 그렇지 않다. 전반기 막판, 후반기 시작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잘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100% 전력을 꾸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범호 KIA 감독의 전력 구상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KIA는 1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를 앞두고 2년차 좌완 선발 자원인 윤영철(20)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허리 부상 때문이다. 윤영철은 13일 광주 SSG전에서 후반기 첫 등판을 가졌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 이후 푹 쉰 뒤 등판했는데 2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윤영철은 이날 등판 중 허리에 통증을 느꼈고, 13일 곧바로 구단 지정 병원인 선한병원으로 이동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받았다. 그 결과 요추에 염증이 발견됐다.
윤영철은 최근에도 허리 쪽에 이슈가 있어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았다. 트레이닝파트에서 세심하게 관리를 했고, 휴식이 필요할 때는 휴식을 주기도 했다는 게 이범호 KIA 감독의 설명이다. 그런데 던지다 아픈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코칭스태프도 적잖이 당황한 것이 느껴진다. 윤영철은 구단 방침에 따라 15일 서울의 구단 지정 병원에서 한 번 더 검진을 받는다. 하지만 다음 등판이 쉽지 않을 것 같아 일단 1군에서 말소됐다.
이 감독은 “다음 등판이 어려울 것 같아 말소를 시켰다. 주말이라서 (월요일에) 더블체크를 완벽하게 한 뒤에 월요일에 확실한 답이 나올 것 같다”고 어두운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허리 쪽은 완벽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통증이 찾아올 수 있어 일단 검진 결과를 확실하게 보고 향후 방향을 정한다는 생각이다.
이 감독은 “(허리가) 조금 안 좋아서 치료도 받았다. 하지만 던지다 아프다라는 건 한 번도 없었다”면서 “트레이닝파트에서 뭉침 증상이 있는 것 같다고 하면 그럴 때마다 치료하고 던지고 그랬는데 근래에 조금 그랬던 것 같다. 15일 정도 등판을 안 했는데도 허리가 안 좋아서 내려온 것 보면 한 번 더 더블체크를 하고 가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검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충암고를 졸업하고 2023년 KIA의 1라운드(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윤영철은 지난해 당당히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해 25경기에서 122⅔이닝을 던졌다. 지난해 8승7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하며 구단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선발 자원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올해도 16경기에서 75⅓이닝을 던지며 7승4패 평균자책점 4.30으로 비교적 선전 중이었다. 개인 경력에서 첫 두 자릿수 승수를 향해 나아가는 시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허리 통증이 찾아왔고, 앞으로도 이 이슈를 계속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KIA는 대책 수립에 들어갔다. 일단 윤영철의 결장 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KIA도 모른다. 이범호 감독은 “한 턴만 빠져주면 제일 좋을 것 같은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월요일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한 턴만 빠지면 되는 상황이라면 김건국(36)이 대체 선발로 대기한다. 현재 김건국은 2군에 있다. 직전 등판은 12일 롯데전이었다. 당시 6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윤영철보다 하루 먼저 던졌기에 윤영철 순번에 들어와 대체 선발로 뛴다는 계획이다. 다만 김건국도 올해 선발 세 번의 등판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었다. 윤영철의 공백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KIA 전력에는 타격이 가는 게 분명하다.
날도 도와주지 않았다. 14일 경기는 경기 전 쏟아진 비에도 불구하고 정상 시작됐다. 이 감독은 만약 14일 경기가 취소된다면 선발 로테이션 순번을 조정할 구상도 가지고 있었다. 제임스 네일, 양현종, 캠 알드레드, 황동하, 윤영철 순으로 후반기 로테이션을 시작했는데 황동하와 대체로 들어올 김건국의 이닝 소화력이 아무래도 남은 세 선수에 비해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황동하 김건국이 나란히 선발 등판하면 불펜 소모가 단기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생긴다. 하지만 14일 경기가 그대로 진행됨에 따라 로테이션 순번 조정도 쉽지 않아졌다.
현재 KIA는 부상자가 적지 않다. 우선 팀 마무리인 정해영이 어깨 통증으로 2군에 가 있다. 생각보다 재활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다음 주부터는 라이브피칭과 재활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 돌아올지는 던져봐야 한다. 여기에 필승조인 최지민도 경기력 조정차 2군에 갔고, 이우성도 2군에 있다. 이의리는 이미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투·타 모두에서 핵심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윤영철까지 부상자 명단에 추가됐다. KIA로서는 이래나 저래나 경기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이 감독은 일단 버티기에 들어간다는 생각이다. 질 경기는 아프더라도 던지고, 이길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감독은 최근 불펜 투수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면서 “선발 투수들도 조금이라도 이닝을 더 던져주기 위해서 제임스(네일)나 알드레드, 현종이 같은 경우도 또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매달 조금 힘든 상황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우리가 또 잘 버텨왔고 이번 달도 잘 버티면 또 8월은 좋은 달이 될 수도 있지 않겠나”라면서 선발 투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분전에 기대를 걸었다. 어차피 우승을 향해 이겨내야 할 고비라는 것이다.
이어 이 감독은 “조금 원사이드하게 넘어가는 경기에 대해서는 불가피하게 그런 경기를 해야 될 수도 있다. 어쨌든 마지막에 어디에서 어떻게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조금 힘든 과정이 있더라도 모두들한테 힘을 붙어 넣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선수들이 안 좋은 경기를 하더라도 이 선수들을 데리고 올 시즌을 해야 되는 것이고, 좋은 경기를 하더라도 그 선수들을 데리고 우리가 시즌을 치러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잘 만들어서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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