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리밸런싱 작업 본격화…이번주 SK이노·SK E&S 합병 논의
SK온 재무구조 개선·경쟁력 강화 특단책
양사 합병 비율 산정 관건…주주반발 가능성
SK온, 테네시 공장 조기 시운전 돌입
[이데일리 김성진 김은경 기자] 그동안 무분별한 투자로 외형만 불어나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SK그룹이 이번주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리밸런싱)을 본격화한다. 석유화학 산업 불황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부진을 겪는 SK이노베이션을 그룹 내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에너지 사업자인 SK E&S와 합병하는 것이 그 첫 번째 신호탄이다. 계열사만 219개에 달하는 SK그룹은 관리가 어려운 곳과 중복투자 사업을 정리해 효율적인 경영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핵심 사업에는 더욱 힘을 싣는다. SK그룹은 구조조정과 운영개선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핵심 기술에 대규모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이노·SK E&S 합병…비율 산정 관건
14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해 양사의 합병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에너지 분야를 대표하는 중간 지주회사로, SK그룹 지주사인 SK㈜가 각각 36.2%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있다. SK E&S의 경우 SK㈜가 지분 90%를 보유 중이다. 양사가 합병에 성공할 경우 자산 규모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SK그룹은 구조조정과 자산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미래 핵심 기술 투자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8~29일 양일간 열린 경영전략회의 결과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그리고 운영 개선을 통해 AI 및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대거 투자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2026년까지 80조 원의 재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향후 5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분야에 10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3년 내 30조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만들어 부채비율 100% 이하로 관리한다는 목표도 포함됐다.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 등에 속도를 내서 시장에 기대와 신뢰로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공장 수율 잡아라…SK온 테네시 공장 조기 시운전
SK그룹 배터리 계열사 SK온이 포드와 세운 미국 현지 합작법인(JV)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 조기 시운전에 돌입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파악된다. 빠른 시일 내 높은 수준의 품질을 생산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이다. 배터리 사업은 단기간에 얼마나 높은 수율을 달성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연내 초기 물량 생산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루오벌SK는 SK온과 포드가 2022년 7월 총 114억달러를 투자해 출범시킨 합작사다. 켄터키 1공장과 테네시 공장은 내년, 켄터키 2공장은 2026년 이후 가동이 목표다. 공장별 생산능력은 켄터키 1공장이 37GWh, 2공장과 테네시 공장이 각각 45GWh다.
배터리 후발주자 SK온은 선두 업체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수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벌여왔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캐즘으로 2021년 4분기부터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며 누적 적자 규모만 2조5876억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올해도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SK온은 지난 1일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흑자전환 달성까지 모든 임원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김성진 (ji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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