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옹호' 트럼프, 스스로 타깃 됐다…"규제 철폐" 계속 외칠까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 7. 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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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집권 첫 날에 미국 연방 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 국장을 해임하겠다"고 벼르고 별러 왔다.

하지만 1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현장에서 총기에 의한 암살 시도의 피해자가 되면서 자신을 스스로 위태롭게 한 꼴이 됐다.

협회는 총기 소지에 관한 권리 옹호 단체로 2016년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기 소지의 권리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2조를 들며 업자들을 옹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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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피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집권 첫 날에 미국 연방 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 국장을 해임하겠다"고 벼르고 별러 왔다. 하지만 1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현장에서 총기에 의한 암살 시도의 피해자가 되면서 자신을 스스로 위태롭게 한 꼴이 됐다. 애국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는 트럼프가 총기규제를 풀려는 이유는 명분상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그런 자유의 결과로 정치적 반대자들로부터 물리적 총기 테러의 타깃이 된 셈이다.

[버틀러(미 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집회 도중 암살 시도가 분명한 총격으로 오른쪽 귀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불끈 쥔 주먹을 흔들며 "싸우자"고 외치고 있다. 그는 곧바로 경호요원들에 이끌려 대피했다. 2024.07.14.

트럼프는 지난 5월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전미총기협회(NRA) 연례회의에 나가 총기업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협회는 총기 소지에 관한 권리 옹호 단체로 2016년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해 왔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바이든 정권이 4년 더 집권한다면 그들은 당신의 총을 뺏으려 할 것"이라면서 ATF 국장을 해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총기 면허에 대해 깐깐한 ATF에 대한 반감이 드러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기 소지의 권리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2조를 들며 업자들을 옹호해왔다. 자신을 '친총기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면서 (규제를 풀겠다는 의미로) "누구도 여러분의 총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숙적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교 등에서 일부 일탈자들이 사용한 대량 살상 무기들은 실제로 무고한 시민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런 맥락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통해 총기 전담기구를 설치해 폭력을 막고 있다. 때문에 두 후보 사이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날 미국 수사 당국은 이날 오후 사살된 저격범이 사용한 총기가 'AR-15'였다고 밝혔다. AR-15는 군사용 반자동 소총 M-16의 민간 버전이다. 총기 난사 사건에 자주 등장하면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이러니하지만 총기사건의 피해자인 트럼프가 규제 해소를 위해 총기 사용을 전면 허용할지 말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총격 피해에도 불구하고 그가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수정헌법 명분을 들어 주장하는 총기 관련 주장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에서 다소 과장됐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본인보다는 공화당 내에서 규제와 관련해 일부 대량 살상가능성이 있는 총기를 더 까다롭게 허가하는 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여겨진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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