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 굳히기? 한동훈 “65% 득표 목표”

유설희·문광호 기자 2024. 7. 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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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9일 앞둔 14일 한동훈 당대표 후보 측은 “65% 넘는 득표율이 이번 투표의 목표점”이라며 ‘대세론 굳히기’에 돌입했다.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원희룡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상향식 공천’을 도입하겠다며 한 후보의 공천 논란을 비판했다. 윤상현 후보는 후보 간 갈등 과열을 비판하며 “보수의 용광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 측 정광재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당대회 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기 바란다”며 당원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정 대변인은 “변화에 대한 열망을 역대 최고 투표율과 후보 득표율로 담아달라”며 “65% 넘는 투표율과 당선자 득표율은 윤석열 정부 성공과 우리 당의 정권 재창출을 일궈내는 밀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역대 전당대회 투표율을 보니 대부분 60% 아래였다”며 “대선 후보 뽑을 때 64%였는데 이번 전당대회는 우리 당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역대 최대 전당대회 투표율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 득표율도 가능하다면 가장 높은 득표율 기록하면 좋겠지만 65% 넘는 당선자 득표율이 이번 투표의 목표점”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 측이 득표율 목표치로 65%를 제시한 것을 두고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을 득표해 결선 투표 없이 당선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후보가 자체 여론조사에서 과반 지지율을 얻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뉴시스는 한 후보 캠프가 지난 13~14일 당원 20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 후보는 과반 지지율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한 후보 캠프는 “한동훈 캠프와 무관하게 이뤄진 보도”라면서도 과반득표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른 당권주자들은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원 후보 캠프의 이준우 대변인은 “최소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한 자료로 당심을 교란하려는 여론 공작 시도”라며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도록 한 선거관리 규정도 위반할 만큼 (한 후보가)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나 후보 캠프도 이날 한 후보 캠프를 여론조사 공표 금지 위반 혐의로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비대위원장 시절 공천 논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원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향식 공천’을 도입하겠다. 공천권을 당원 여러분께 돌려드리겠다”며 “이번 총선과 같은 밀실공천, 듣보잡공천, 사천을 완전히 없애겠다”며 한 후보를 저격했다.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은 만큼 공약 제시를 통한 우회적인 한 후보 때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원 후보와 한 후보는 지난 11일 두번째 TV토론에서 한 후보 가족이 총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두고 서로 정계은퇴까지 맹세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선관위는 두 후보에게 ‘주의 및 시정명령’을 내렸다.

나 후보는 한 후보와 원 후보 모두를 싸잡아 비판했다. 나 후보는 SNS에서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지난 총선에서 있었던 불공정 공천은 사라질 것”이라며 “지역 당협위원장 앞에서 대놓고 특정 후보 공천하겠다고 했던 ‘김경율 사천’ 논란도, 지역에서 열심히 밑바닥 다진 당협위원장 몰아내고 유력 인사 공천한 ‘원희룡 공천’도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모두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이 지난 1월 김경률 당시 비대위원장을 서울 마포을에 공천하겠다고 밝혀 ‘사천’ 논란이 불거진 것과 윤형선 인천 계양을 당협위원장이 아닌 원 후보를 인천 계양을에 단수 공천을 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나 후보는 “한 후보는 답해야 한다. 당 대표가 된다면 대선 출마를 위해 내년 9월 사퇴하실 것이냐”며 “모호한 답으로 뭉개지 마시고, 정확한 답을 줘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1년짜리 당 대표는 우리에게 악몽 같은 일”이라며 “답이 없다면 결국 이재명을 따라하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선 1년 전으로 규정된 당대표 사퇴 시한을 개정한 것처럼 한 후보도 당헌당규를 개정할 것이냐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후보 간 당권경쟁이 과열되는 분위기를 지적하며 “국민의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용광로가 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SNS에서 “전당대회가 분당대회로 가고 있다. 대통령과 당이 갈라지고 당원들이 사분오열되고 있다”며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 그 전제조건이 당의 화합”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어 “저 윤상현, 정권 재창출을 위한 멜팅팟, 용광로가 되겠다”며 “대권주자들을 아우르는 보수의 용광로가 되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돕고 정권 재창출을 이끌어 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표 후보들이 12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대구ㆍ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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