펼치고 싶은 그림, 보이는게 전부가 아냐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4. 7. 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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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층에는 암실 같은 전시장에 커튼처럼 걸린 풍경화가 있다.

지상층에는 알록달록한 색상의 젤리 같은 물감 덩어리가 조화로운 추상화가 걸렸다.

1층 전시 공간에서 선보이는 에샤크의 회화 5점은 오늘날 풍경을 그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탐구하는 작업이다.

오카자키는 대표적 회화 및 조각 작품 20여 점을 2~3층 공간에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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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작가 라티파 에샤크
페이스 서울서 첫 개인전
日 오카자키 겐지로 전시도
라티파 에샤크 '알바트로스' 설치 전경. 페이스갤러리

지하층에는 암실 같은 전시장에 커튼처럼 걸린 풍경화가 있다. 지상층에는 알록달록한 색상의 젤리 같은 물감 덩어리가 조화로운 추상화가 걸렸다.

유럽에서 각광받는 신진 작가와 일본의 거장이 나란히 서울에서 개인전을 연다.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8월 17일까지 라티파 에샤크의 개인전 'Les Albatros'와 오카자키 겐지로의 'Form at Now and Later'를 개최한다. 에샤크는 회화·조각·소리를 '장소 특정적' 설치로 선보여온 모로코 출신 스위스 작가다. 1층 전시 공간에서 선보이는 에샤크의 회화 5점은 오늘날 풍경을 그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탐구하는 작업이다. 폴 세잔의 걸작이 탄생한 '생 빅투아르 산'이 보이는 조용한 도시 스위스 브베에서 사는 작가는 그곳에서 만난 나무를 그려 넣었다. 그런데 캔버스가 아닌 커튼 같은 직물에 그려져 뒤집힌 채 걸렸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오늘의 예술가로서 100년 전 예술을 그대로 답습할 수 없었다. 세잔이 산을 그리며 미완으로 둔 이유를 이곳에서 처음 이해했다. 아름다운 호수 대신 나무를 그린 이유"라고 말했다.

현대 예술가의 고독을 주제로 쓴 샤를 보들레르의 시 '알바트로스'(1841)에서 가져온 제목을 그대로 붙였다. 작가는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는 선원에게 학대와 조롱을 받는 거대한 새에 연민을 느꼈다. 새의 날개처럼 늘어뜨린 나뭇가지를 직물에 그려 넣었다. 작가는 "하늘에선 완벽하지만 땅에 내려오면 취약해지는 새다. 나뭇가지가 알바트로스 같았고 민감하고 예민하고 감정적인 나와도 닮았다. 뒤집은 이유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그림의 뒷면에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투사해야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카자키는 대표적 회화 및 조각 작품 20여 점을 2~3층 공간에 선보인다. 나와 고헤이 등 일본 작가들이 가장 존경하는 작가로 꼽는 그는 건축, 문학 이론, 회화, 로봇공학 등을 넘나들며 예술가 및 비평가로 활동해 왔다. 이번 한국 전시는 독자적인 추상적 언어를 바탕으로 시간, 공간, 인지에 대한 작가의 연구에 초점을 뒀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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