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권하는 회사?” 경기 불황 속 기업마다 ‘고육지책’ 안간힘인데.. “휴가비? 쉬는 것만도 다행” 어쩌다
평균 3.7일..대기업 5일·중소기업 3일꼴
휴식 ‘양극화’.. 중기 10곳 중 2곳 그쳐
휴가비 지급 계획, 60% 못 미쳐 ‘미비’
대기업 70% ‘육박’ 대조적.. “양극화”
경기 불황 속에서 기업마다 재정 압박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 모색을 서두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재정 상황이 날로 더 어려워지고 있는게 주 요인으로 풀이됩니다.
올해만 해도 여름휴가를 가더라도 기업 규모간 격차가 확연했습니다. 평균 여름휴가 일수는 4일이 채 안됐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틀 상당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만큼 갈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만큼이나 ‘휴식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얘기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5일 이상 유급 휴가에 휴가비까지 챙기는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기업은 10곳 중 2곳 정도가 연차 외에 휴가 혜택을 제공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마저도 3일 수준에, 휴가비 지급 의사가 있다는 곳도 대기업 수준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가뜩이나 저출생이다 급증하는 비혼이나 미혼남녀 증가세 속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중요도가 높아지는 추세에 개선 고민이 시급하다는 주문이 나옵니다.
■ 중소기업 평균 3일 수준 휴가.. “웬만하면 연차 소진”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중소기업 여름휴가 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고 답한 중소기업의 비율은 92.8%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연차 외에 별도로 휴가를 제공하겠다는 기업은 23.5%에 그쳤고, 제공되는 휴가일은 평균 3.6일로 피악됐습니다.
중소기업 대부분, “직원들에게 개인 연차를 휴가로 사용하도록 하겠다” 답한 셈입니다.
이는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23년 하계휴가 실태·경기 전망 조사’와 결과가 같았습니다.
휴가비와 관련해선 응답 기업의 62.3%가 휴가비 지급 계획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지급 계획이 있는 기업(37.7%)의 별도 휴가비는 평균 56만 3,000원이었습니다.
■ 경총..“휴가·휴가비 있지만, 연차 사용 더 권해”
이는 14일 한국경영자총연합회가 전국 5인 이상 563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하계휴가 실태·경기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와도 크게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조사 결과, 경기침체 장기화로 휴가비를 지급하는 회사는 줄고 연차 사용은 전보다 더 권장하는 분위기가 타진됐습니다.
경총 조사결과 올해 평균 평균 여름휴가 일수는 중기중앙회 조사인 3.6일보다 다소 늘어난 3.7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대다수 기업은 하반기 경기 전망이 상반기보다 악화하거나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0곳 중 4곳(41.6%)이 올해 여름휴가 일수를 3일이라 답했습니다. 5일 이상은 32.0%, 4일 13.9%, 2일 이하는 12.5%로 나타났습니다.
■ 300인 이상 ‘5일 이상’.. 300인 미만 ‘3일’ 가장 많아
기업 규모별로는 휴가일수 ‘5일 이상’은 300인 이상 기업이 가장 많았습니다.
300인 이상 기업 중 ‘5일 이상’이 64.3%, ‘4일’이 19.6%, ‘3일’ 16.1%, ‘2일 이하’는 응답률 0%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300인 미만 기업에서 여름휴가 일수는 ‘3일’이 44.7%로 가장 많았습니다. ‘5일 이상’은 28.1%, ‘2일 이하’는 14%, ‘4일’은 13.2% 순이었습니다.
대다수 기업은 7월 말과 8월 초 여름휴가를 실시했습니다.
일주일과 2주에 걸친 교대 방식으로 휴가를 실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보통 8월 초순(49.2%)과 7월 하순(35.3%)에 휴가를 실시했습니다.
■ 휴가비 지급.. 300인 이상 69% vs 300인 미만 58.6%
여름휴가를 실시하는 기업 59.8%가 “올해 여름휴가비를 지급할 계획”이라 답했습니다. 지난해(61%) 대비 1.2% 포인트(p) 줄어든 수준입니다.
휴가비를 지급하는 300인 이상 기업은 69%로 300인 미만 기업(58.6%)보다 10.4%p 높았습니다.
연차휴가 사용 촉진 제도를 시행할 것이라는 기업은 64%로, 지난해(60.9%)보다 3.1%p 늘었습니다.
■ ‘출산 휴가’, ‘연차’ 활용 등 제한적
이같은 ‘휴식 격차’ 한계는 출산휴가나 연차 활용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지난해 전국 만 19살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선 5인 미만 기업 근무자 가운데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7.5%로 공공기관(16.1%)과 대기업(23.0%)보다 3∼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연차 역시 마찬가지로 5인 미만 사업장 근무자 67.9%가 ‘1년 동안 연차휴가를 6일 미만 써다’라고 답한 반면, 300인 이상 사업장 근무자가 16.1%로 대기업 근무자 등에 비해 최대 4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법적 처벌 규정이 있지만 실효성은 낮았습니다.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에선 출산휴가 미부여 때 2년 이하의 징역(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육아휴직 미부여 때 500만원 이하의 벌금, 연차 사용 권리 침해 시 2년 이하의 징역(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등 처벌 규정이 있지만, 법에 따라 처벌되는 경우는 드문 실정입니다
■ 하반기 경기 “악화 또는 비슷”.. “채용 확대” 10% 그쳐
경총이 하반기 경기 전망도 조사한 결과에선 전체 응답 기업 88.3%는 하반기 경기 전망이 상반기보다 악화하거나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300인 이상 기업은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란 답이 52.2%, 300인 미만 기업은 45.8%가 ‘상반기보다 악화’를 예상했습니다.
하반기 채용 계획과 관련해 ‘상반기와 유사한 수준’(65.1%)이라고 밝힌 곳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축소’(24.8%)가 뒤를 이었고 상반기보다 채용이 확대될 것으로 본 기업은 10.1%에 그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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