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 출신 “박정훈이 오버” “김용현이래”… 공수처, 구명로비 검증 중
‘해병대원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전직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임 전 사단장의 로비를 언급한 녹취 파일을 확보해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이 사건은 해병대 수사단이 초기 혐의자에 포함시켰던 임 전 사단장이 국방부 조사본부 재조사 이후 빠지는 과정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이모씨가 김건희 여사 등을 통해 구명 로비를 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 의혹을 제보한 김모 변호사는 작년 8월 9일 이후 자신이 청와대 경호부장 출신인 송모씨와 통화한 녹음파일들을 공수처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는 이씨와 임 전 사단장 사이에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인물이다. 작년 8월 9일 김 변호사와 송씨의 통화에는 김 변호사가 “임 전 사단장을 대통령실이 보호하려고 한 것 같다. 박 전 단장(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딱하다”고 말하자, 송씨가 “그 XX(박 전 단장)가 오버했지”라고 답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또 올해 6월 통화할 때는 김 변호사가 “구명 로비 의혹의 중심이 누구냐”고 묻자, 송씨가 “야 이게 김용현(대통령 경호처장)이래”라고 답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중장 출신인 김용현 경호처장은 국방부가 해병대원 사건 조사 기록을 회수한 직후인 작년 8월 4~7일 사이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과 8차례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해병대 출신인 송씨는 김 변호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이씨 등과 같이 카카오톡 채팅방에 모여 임 전 사단장과의 골프 모임을 추진했었다.
송씨는 본지에 “제보자(김 변호사)가 녹취를 한 의도와 시기는 알지 못하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7~8월 임 전 사단장과 통화한 사실이 없고, 8월 2일 임 전 사단장이 사표냈다는 보도를 보고 ‘임 장군!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섣부른 판단 하지 말고 잘 참고 견디시게. 해병대 선·후배가 많이 지켜보고 응원합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은 맞다”고 했다.
송씨는 이어 “김 변호사와 통화할 때 박 전 단장에 대해 이야기한 것도 언론 보도를 보고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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