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원태인 헤드샷 조기 강판에 사령탑도 당황했지만 “침울하게 있길래 밥값하라고…다음 주 중 선발 예정”[스경X현장]
삼성은 지난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렸다.
선발 투수 원태인(24)이 0.2이닝만에 조기 강판 된 것이다.
원태인은 이날 1회부터 허경민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은 뒤 김재환에게 3점 홈런을 내주며 흔들렸다. 급기야 2사 후 두산 타자 강승호에게 던진 공이 헬멧을 맞히면서 원태인은 리그 규정에 따라 퇴장 명령을 받았다.
원태인이 2019년 데뷔해 선발 보직을 맡은 후 이렇게 짧은 이닝을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건 처음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적잖이 당황했다. 두번째 투수로 급히 최채흥을 투입했다. 최채흥과 황동재를 연속으로 마운드에 올려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려 했지만 결국 4-8로 패하고 말았다.
다음날인 14일 두산전을 앞두고 박진만 감독은 “나도 많이 당황했다”며 “1회부터 그런 일이 벌어지는 바람에 경기 전 계획했던 게 조금은 뒤죽박죽 되었다”고 말했다.
원태인의 예상치 못한 조기 강판 이후 최채흥이 2.1이닝, 황동재가 2이닝을 소화했고 이어 최지광도 2.1이닝을 소화하는 등 불펜 투수들이 멀티 이닝을 던져서 경기를 끌어갈 수 있었다. 박 감독은 “최채흥이나 황동재가 본인의 역할들을 충실히 잘해줘서 후반까지 그래도 경기 상황을 타이트하게 이끌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 뒤 서둘러 투수 운영 계획을 새로 짠 박 감독은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침울하게 앉아있는 원태인을 봤다. 박 감독은 “밥값은 해야지, 빨리 옆에서 파이팅 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 말을 들은 원태인은 침울한 기분을 떨치고 동료들을 응원하는데 집중했다.
원태인의 투구수는 겨우 23개였다. 박 감독은 기존 선발 로테이션 휴식 시간과는 달리 원태인을 조금 일찍 선발로 올릴 계획이다. “투구수가 너무 적었다”라던 박 감독은 “아마 다음 주중에 선발로 다시 등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이 생겼지만 코칭스태프의 믿음은 굳건하다. 정대현 수석코치는 “우리 나라의 최고의 투수”라며 원태인을 추켜세웠다.
잠실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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