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이 심정지인데 "장난이었다"는 태권도 관장···CCTV 삭제 정황 '포착'

14일 오후 경기 의정부지법에서 5살 어린이를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한 30대 태권도 관장이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경기 양주시 태권도장에서 5세 남자아이를 심정지 상태에 빠뜨린 30대 관장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14일 오후 2시10분께 의정부지법에 도착한 A씨는 모자를 푹 눌러 쓰고 고개를 숙인 채 호송차에서 내렸다.

A씨는 '혐의는 인정하느냐', '폐쇄회로(CC)TV 영상을 왜 삭제했느냐', '고의성은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씨는 약 1시간 40분 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에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차량에 올랐다.

A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7시 30분께 양주시 덕계동 자신의 태권도장에서 5세 남아 B군을 매트 사이에 거꾸로 넣은 채 10~20분가량 방치해 중태에 빠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군이 숨을 쉬지 않자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며 같은 건물 내 의원으로 데려간 뒤 119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가 B군을 학대해 심정지에 빠진 것으로 보고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그를 긴급체포했다.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B군은 현재까지 의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피해 아동이 병원으로 이송되자 태권도장의 당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모두 삭제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장난으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태권도장에 다니는 다른 아동들도 학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추가 수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