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흘리며 들어올린 불끈 쥔 주먹' 역사 만드나…대선 탄력

조소영 기자 2024. 7. 14. 16: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성 보수층 결집·무당층 동정표 흡수…"정치적 힘 발휘"
어려움 느끼는 바이든 측…'용의자는 공화당원' 여파도 봐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유세를 하던 중 총격 사건이 발생해 얼굴에 핏자국을 묻은 가운데 경호원들과 긴급하게 대피를 하고 있다. 2024.07.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공화당)이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州) 버틀러 카운티에서 대선 유세를 갖던 중 총격 사건을 당한 가운데 이 사건이 약 넉 달 앞으로 다가온 11월 미(美) 대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되고 있다.

당장 트럼프 전 대통령에는 호재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강성 보수 지지층의 결집, 무당층의 동정표 등을 흡수함으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가는 길에 탄력을 받게 됐다는 전망이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목숨을 잃을 뻔한 위험한 순간에서도 특유의 '쇼맨십'을 통해 사람들을 열광하게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10분 총성이 울려 퍼진 뒤, 총에 맞아 피가 쏟아지는 오른쪽 귀를 움켜쥐고 몸을 숨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 집회에서 총격으로 얼굴에 피가 묻은 채 경호원들에게 보호를 받으며 연단을 내려가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연단을 내려가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뒤이어 총격범을 사살했다는 외침이 들려왔고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그를 둘러싸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려 하는 상황 속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잠깐만요"라고 외친 후 고개를 들어 유세장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싸워, 싸워라!"(Fight! Fight!)라고 외쳤고 이에 군중들 또한 "미국!"(U.S.A!)이라고 소리치며 호응했다.

공화당은 이번 일을 계기로 '트럼프 띄우기'에 나섰다. 특히 민주당을 비롯해 좌파 세력을 공격하는 방식을 썼다. 집회에 참석했던 마이크 켈리 하원 의원은 "우리는 좌파의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력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로 떠오른 J.D 밴스 상원 의원은 "바이든 캠페인의 핵심 전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권위주의적 파시스트이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그러한 수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암살 시도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리 상원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과 함께 "트럼프에 대한 모든 연방 기소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도 "그(트럼프)는 미국을 구하기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성조기를 배경으로 비밀경호국에 둘러싸인 채 주먹을 치켜들고 얼굴은 피투성이가 된 아버지의 사진을 온라인에 올렸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당장은 당황스러웠을지 모르지만 많은 공화당 관계자들이 피투성이가 된 트럼프의 사진을 빠르게 게시한 점에는 정치적으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도중에 일어난 총격 테러와 관련한 대국민 연설서 "이런 종류의 폭력이 있을 자리는 없다. 역겹다. 이것은 우리가 통합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고 밝히고 있다. 2024.07.14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당 지지층이 총결집하는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 전에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도 '트럼프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데 주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될 예정이다.

공화당 전략가인 마이크 머피는 "주먹을 든 (트럼프의) 모습이 전당대회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적인 여론조사에서 결집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이며, 무당층이 그의 지지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머피는 이와 관련 "트럼프에 대한 미국인의 구식(old-fashioned) 동정심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라이벌인 조 바이든 현 대통령(민주당) 측에서는 선거가 더욱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폴리티코는 "이번 사건으로 민주당에서 바이든을 향해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일이 더욱 거세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대부분의 민주당 인사들은 이번 일이 '바이든 선거 운동'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논의하길 원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그러면서 한 전략가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강함과 그름(strong and wrong)이 항상 약함과 옳음(weak and right)보다 우선한다"는 발언을 인용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만 사건이 벌어진 지 하루가 채 되지 않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20세 남성(토머스 매슈 크룩스)이 공화당원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는 등 사건의 여파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도 보인다.

cho1175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