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밥값 해야지"…'헤드샷 퇴장' 원태인 충격의 ⅔이닝, 침울할 틈 없었다

김민경 기자 2024. 7. 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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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자마자 침울해서 있길래. '야 밥값 해야지 파이팅해 옆에 가서 빨리'라고 했죠."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헤드샷 퇴장을 당했던 선발투수 원태인을 이야기하며 웃었다.

삼성은 지난 5월 1일 잠실 경기부터 두산전 6연승을 질주하다가 선발투수 등판 직후 퇴장이라는 큰 변수가 발생하면서 애를 먹었고, 결국 4-8로 졌다.

박 감독은 "끝나자마자 침울해 있길래 '야 밥값 해야지. 빨리 옆에 가서 파이팅 해라'라고 했다. 그러니까 열심히 또 파이팅을 하더라"고 설명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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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 ⓒ 삼성 라이온즈
▲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끝나자마자 침울해서 있길래. '야 밥값 해야지 파이팅해 옆에 가서 빨리'라고 했죠."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헤드샷 퇴장을 당했던 선발투수 원태인을 이야기하며 웃었다. 원태인은 13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1회말 강승호에게 던진 시속 145㎞짜리 직구가 헬멧을 강타하면서 헤드샷 퇴장을 당했다. 삼성은 지난 5월 1일 잠실 경기부터 두산전 6연승을 질주하다가 선발투수 등판 직후 퇴장이라는 큰 변수가 발생하면서 애를 먹었고, 결국 4-8로 졌다.

원태인은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이날 초반부터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허경민에게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를 허용해 0-1 선취점을 너무도 쉽게 빼앗겼다. 좌익수 구자욱이 포구할 때 공을 한번 더듬으면서 중계플레이까지 시간이 더 걸리기도 했다.

계속된 무사 2루 위기에서 원태인은 헨리 라모스를 3루수 뜬공으로 잘 잡았다. 그러나 양의지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고, 김재환에게 우월 3점 홈런을 얻어맞아 0-4까지 벌어졌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체인지업이 한복판으로 들어가니 김재환의 배트에 걸릴 수밖에 없었다. 김재환은 시즌 17호포를 기록했다.

원태인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양석환을 2루수 뜬공으로 잡고, 다음 타자 강승호에게 초구와 2구 모두 스트라이크 콜을 받으면서 이닝을 매듭지을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3구째 직구가 강승호의 머리로 향하면서 헤드샷이 됐다. 다행히 강승호는 충격이 크지 않았는지 덤덤하게 1루로 걸어나갈 준비를 했다. 포수 강민호는 곧장 강승호에게 다가가 몸 상태가 괜찮은지 확인했으나 '괜찮다'는 매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원태인은 1루로 걸어가는 강승호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하면서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주심은 규정에 따라 원태인에게 퇴장을 명령했고, 삼성은 급히 불펜에서 최채흥을 준비시켜 마운드에 올렸다.

▲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은 ⅔이닝 만에 헤드샷으로 퇴장 조치됐다. ⓒ 삼성 라이온즈
▲ 최채흥 ⓒ 삼성 라이온즈
▲황동재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의 퇴장에 당황한 건 사령탑도 마찬가지였다. 박 감독은 "어제(13일) 나도 너무 당황했다. 1회부터 그렇게 돼서 어제 계획했던 게 좀 뒤죽박죽됐다"고 허탈하게 말했다. 이어 "그래도 새로운 또 최채흥이나 황동재가 본인의 임무를 잘해줘서 우리가 후반까지 그래도 잘 이끌어가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도 당황한 마음을 정리하고 나니 마운드에서 내려와 팀에 미안한 마음에 침울하게 있는 원태인이 눈에 들어왔다. 박 감독은 이를 그냥 두고보지 않고 "빨리 옆에 와서 파이팅해"라고 말하며 다독였다.

박 감독은 "끝나자마자 침울해 있길래 '야 밥값 해야지. 빨리 옆에 가서 파이팅 해라'라고 했다. 그러니까 열심히 또 파이팅을 하더라"고 설명하며 웃었다.

원태인은 23구밖에 던지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갔던 만큼 선발 등판 일정을 조정하려 한다. 박 감독은 16일부터 광주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주중 3연전 가운데 한 경기를 원태인에게 맡길 계획을 세워뒀다.

박 감독은 "원태인 선수는 투구 수가 너무 적었기 때문에 아마 다음 주중쯤에 선발로 다시 나설 계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날 김지찬(중견수)-이재현(유격수)-구자욱(좌익수)-강민호(포수)-이성규(지명타자)-윤정빈(우익수)-박병호(1루수)-류지혁(2루수)-전병우(3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좌완 이승현이다.

삼성은 14일 현재 시즌 성적 47승40패2무로 2위에 올라 있다. 3위 두산은 경기차 없이 삼성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두 팀이 이번 시리즈에서 1승1패를 나눠 가진 가운데 이날 1승을 추가하는 팀이 2위로 이번 주를 마무리한다.

▲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 ⓒ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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